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7554억원 달성에도 4위로 예상돼
비은행 M&A 확장에도 걸림돌 많아...CET1비율 추락 우려 높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파이낸셜포스트 DB]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으나 임종룡 회장의 '비은행 경쟁력 확보' 전략이 향후 성장성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우리금융이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조7554억원이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수수료 이익은 △은행 부문 기업금융과 글로벌IB 사업 확대 △카드, 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에 따른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업종 내 높은 수준의 ROE 시현,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로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왔다"며 "각종 인프라 정비와 밸류업 계획 마련 등을 통해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시장 기대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그룹 제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그룹 제공]

실재로 최근 우리금융은 임 회장의 '비은행 경쟁력 확보' 전략에 따라 비은행 부문 M&A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지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해 경쟁력을 키워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우리금융은 내달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켜 10년만에 증권사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금융위원회에서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단기금융업 인가 △한국포스증권의 투자매매업 변경 예비인가와 투자중개업 추가등록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증권사(우리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안도 승인됐다.

우리금융은 또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M&A를 본격 추진하면서 28일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계획을 '오버페이' 이슈로 포기했다.

하지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M&A에도 일부 차질이 생기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24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가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ABL생명과 우리금융지주에 고용안정과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등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 양사 노조는 "우리금융이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인수를 위한 실사가 추진 중"이라며 "생명보험업계에서는 당초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할 때부터 중국계 자본이 과연 경영의지를 가지고 인수를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추가 인수시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임 회장이 밝힌 대로 '비은행 경쟁력 확보' 전략이 궁극적으로 우리금융그룹의 성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CET1비율은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주주환원의 기초가 된다. 지난 3월말 기준 4대 금융그룹의 CET1비율은 KB금융(13.4%), 신한금융(13.1%), 하나금융(12.9%), 우리금융(11.96%)로 집계되고 있다. 사실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며 "이럴 때 M&A를 진행하는데 인수가격이 2조5000억원을 웃돌면 CET1비율이 11.5%를 하회하게 돼 추가 자본규제와 밸류업 추진 관점에서 자본관리에 부담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12%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주환원 측면의 업사이드(Upside)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임 회장 체제가 구축된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의 부진했던 영향도 실적에 반영되는 상황인데 작년 3윌 취임이후 우리금융의 순이익이 하향세를 그리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 우리금융의 연간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보다 19.9% 하락한 2조5170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금융지주 순위는 4위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더욱이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이 올해 2분기에도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실적 '최하위'를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임 회장의 비은행 M&A 강화 전략이 단기적인 성장률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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