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악재, 이제는 뉴노멀 작용 볼 필요도...하락 전환 증권사 연구원 반응 나와
생산적 금융 지출 부담...일각에선 '은행 리스크, 그룹으로선 호재' 분석도 가능 주장
RWA 이슈, 생산적 금융 '투자와 융자 분리 관리' 대두...적절한외줄타기 가능 분석
![[사진=신한은행]](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892_278649_4910.jpg)
환율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우려도 있다. 금융사마다 자본 비율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면 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그룹의 RWA가 생산적 금융에 상당한 지출로 인해 부담을 겪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생산적 금융을 투자와 융자 두 축으로 나눠 볼 때, 투자 부문을 크게 잡아서 그룹의 자본 건전성 관리 즉 치밀한 RWA 관리 계획 안에서만 상황을 끌고 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금까지 주요 금융사들이 발표한 생산적 금융과 관련한 투자 계획을 종합하면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15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KB금융은 ▲생산적금융 펀드 8조원 ▲모험자본 4조6000억원 ▲계열사 인프라 및 벤처투자 2조5000억원 등 상세한 구조를 이미 제시했다.
농협금융도 우선 증권 종합투자계좌(IMA)를 중심으로 모험자본 및 농업·농식품 기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10조~15조원 선에서 유연한 투자를 검토 중으로 전해졌는데, ▲공동펀드 ▲모험자본 ▲간접펀드 등 여러 카드를 섞어서 활용할 전망이다. 일단 신한지주 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7조원을 투자 부문에 투입한다. 자산운용을 통한 '생산적 금융 펀드'에 5조원을 투자하고, 그룹 공동투자펀드와 모험자본 투자에 각각 1조원을 배정했다.
하나금융은 10조원 투자 계획 중 6조원을 민간펀드 조성으로 메운다.
이처럼 주요 금융이 저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 또한 지표 개선 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는 곧 금융주의 불안감보다는 상승세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는데, 금융그룹들이 대개 13%가 넘는 안정적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예상되면서 예년보다 주주환원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KB금융의 연간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50%를,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40%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권가 분석이 제기된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은 단기적으로 건전성 부담이지만, 그룹 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이 아닌 복합금융그룹 관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환율 이슈도 금융지주들에게 꼭 불편한 악재인지 추가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물론 건전성에 타격을 주는 고환율 이슈가 장기 지속되는 점은 분명 부담이나, 향후 환율이 하향 안정화에 들어설 것이란 일각의 전망이 긍정적 구도를 점칠 수 있게 해서다. 근래 보이는 코스피 불안 상황의 주된 원인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었는데, 환율이 안정화되면 이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율 상승세로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도가 확대됐지만, 환율이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각 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892_278650_4937.jpg)
다만,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논란 수습은 여전히 금융지주마다 변수로 남아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의 모멘텀은 상법 개정에 따른 분리과세 이슈와 ELS 과징금 관련 불확실성 완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자의 경우 배당성향 25% 기준 설정 여부가, 후자는 경감 항목 및 불완전판매 비중 반영이 관건"라고 설명했다.
KB금융 주가는 11일 장중 한때 13만3500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50조9251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50조원을 넘는 상장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특히 금융주 가운데서는 KB금융이 최초다(24일 9시 35분 현재 주가는 12만3000원이다). KB 약진에 이어 증권가에서 금융주들이 지속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