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다시 집어넣을 수 없는 램프의 요정 같아"
1분기 애플 주식 보유분의 13% 매도
애플의 첫 AI폰 곧 공개될 듯
![(왼쪽부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엑스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658_206172_4551.jpg)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인공지능(AI)의 파급력을 핵무기에 비유하며 "두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1분기에 들고 있던 애플 주식의 약 13%를 매도했다고 밝혀 버핏이 업계에서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5일 CNBC 방송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4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사기 수단으로 AI의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만약 내가 사기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것은 역대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고 비꼬아 말했다.
그는 최근에 AI가 만든 자신의 이미지를 화면에서 봤다면서 "난 아마 어느 이상한 나라에 있는 나 자신에게 돈을 송금할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 발언은 본인을 그린 이미지조차 그 진위를 분별할 수 없을 정도로 AI 기술이 정교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핏 회장은 "나는 AI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것의 존재나 중요성을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했을 때 지니(알라딘의 요정)를 병 밖으로 내보냈고, 그 지니는 끔찍한 일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니를 다시 램프에 집어넣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데 AI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의 경고와는 별개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부 사업에 AI를 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된 그렉 아벨 부회장은 이날 해당 사업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특정 작업을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AI를 접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AI가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회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관련 그래픽. [SK텔레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658_206173_4612.png)
한편, 버핏 회장은 애플 이외의 기술 종목에는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애플이 AI 대응이 한 발짝 뒤처졌다는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애플 주식 보유량을 줄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버크셔는 올해 1분기에 들고 있던 애플 주식의 약 13%를 매도해 지난 3월 말 기준 1354억 달러(약 184조원)어치의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주가가 11%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버핏이 애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 회장이 올해 말까지 계속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버핏 회장은 버크셔가 지분을 보유한 다른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보다 "애플이 훨씬 나은 기업"이라고 주주들에게 말했다.
버핏 회장은 "정말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레그가 이 회사를 넘겨받을 때도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이 애플 지분을 줄인 이유는 세금 때문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CEO. [애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4658_206174_4641.png)
애플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907억5000만 달러(약 124조원), 순이익은 236억4000만 달러(약 32조원)였다. 매출(-4%)과 순이익(-2%)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었지만, 중국 시장 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낮아 실적 둔화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운 상황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아이패드 출시 행사와 다음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와 관련해 “큰 발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생성형 AI에 대해 "제품 전반에 걸쳐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애플이 다음달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향후 AI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애플의 차기 운영체제 iOS 18에 생성형 AI 기능이 대거 업데이트되면서 아이폰 16이 애플의 첫 AI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 갤럭시S24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S24는 스마트폰 내 탑재된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AI로는 구글 등 타사 서비스도 적용해 성능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