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상한 사건이다" 달라붙은 강골검사...스타덤 '조선제일검' 굳혀
론스타 국제분쟁 공세에 처음 패소, 당시 법무부 장관...정치권 공세에 시달려
대통령실 등 일각에서도 "원래 한국 측 책임 없었던 사건" 인정기류 논평 눈길
금융 사건, 특수통들 부각 법조 이슈로...이제 13년짜리 분쟁 승소 '수혜주 찾기'의 정치 논쟁
"형 이거 무조건 '사건' 돼!"를 외치던 젊은 검사가 10년이 넘는 긴 세월 끝에 론스타로부터 승리했다. 국제분쟁이라는 생소한 다툼을 지켜보면서 그는 공격측(검사), 론스타 측 '반격'에 맞서는 방어책임자(법무부 장관) 등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의 '재반격' 승리를 객체로서 바라보는 '무관'의 인사 즉 야인이 됐다.
하지만 19일 은행계와 정가에 따르면, 그는 객체인 동시에 13년짜리 국제분쟁소송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전 론스타 사건 수사검사는 이 사건 이후 '조선제일검' 별명의 특수사건 전문 검사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이후 '좌천 인사'의 피해자, 법무부 장관의 롤러코스터급 부침을 겪은 끝에 한때 집권 여당의 당대표를 거쳐 이제 '무관'의 거물로 여의도 정가 중심에 자리잡았다.
◆ 이재명 정부, '호남 정권' 아래 경제통과 특수통 간 대립과 '윤석열 정권' 당시 방어 등에 '모두 칭찬 결론', 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사진=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382_277678_422.jpg)
그와 대척점에 선 이재명 정부의 심장, 대통령실 공직자들도 그의 공로 내지 무고한 고생을 일단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8일 나온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국제 판정 승소에 환영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는 "ICSID가 기존 중재판정부의 론스타 승소 판정을 취소했다.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정부에 전혀 위법행위가 없었음에도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기존 중재판정의 오류가 바로잡혔다"고 말했다. 아울러"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론스타에 대한 배상 책임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2022년 8월, 론스타의 '반격' 사건(아래 설명 참조)에서 '일단 패함' 판정이 나오자 범민주당 계열 인사들의 비판 여론 조성 기류가 강하게 대두됐다. 애초 수사를 무리하게 했고, 그 과정에서 론스타 측 반격에 빌미를 줬으며, 막상 제기된 국제소송에 제대로 당시의 정부 특히 법무부가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부각됐다. 수사 및 소송 대응 모두에 관여하는 진귀한 상황 내지 '얄궂은 처지'였던 그를 공략하는 이중의 책임론 프레임이 부각돼 '한동훈 때리기' 공세가 한동안 있었다.
강 대변인의 핵심 요약에 따르면, 당시 정부(수사 당시의 집권 정부 즉 매각에 나선 관료 및 이 문제를 파헤친 수사기관)의 행보나 이후 정부(윤석열 집권기의 국제 분쟁 반격에 방어하러 나선 '한동훈 법무부호' 등) 대처 모두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는 게 된다. 즉 '호남정권' 하에서(김대중 대통령 및 '국민의 정부'의 시대) 열심히 일한 경제 관료들을 검찰에서 수사하고, 다시 이것이 역공당하자 법무부가 방어한 구조 전반에 이번에 이재명 정부에 의해 면죄부가 주어졌다고 해석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림이 브리핑장에서 연출된 것이다.
대통령실 등에서 이런 결론을 내리고 언론 대응을 한 것은 결국 한동훈 법무부호에서 대처를 잘못했다고 하면, 이번에 우리 정부가 론스타 측 판정을 뒤집은 논리 즉 절차적 문제점 논리에 다시 불이 붙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시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못해 빌미를 준 게 그대로 인정되지 않은 터에, 윤석열 정부(한동훈 법무부호)만 대응을 잘못했고 후임 정권만 일을 잘 했다고 정확히 칼로 갈라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 윤석열 정권 그리고 현재 정부의 대처팀 모두를 칭찬하고 넘어가는 그림이 됐다는 것이다.
◆ 특수부 기린아, 론스타로 '조선제일검' 이어 장관까지
이번 사건은 우리 측 수사기관(검찰)이 경제 관료들의 변칙적 업무 처리 논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서 부각됐다.
옛 외환은행이 국제금융기구(IMF) 구제금융 시대(1997년 구제 신청) 이후 부실화된 상황에서 매각이 추진됐다. 당시 마땅한 매각주체가 없자, 경제 관료들은 '산업자본' 론스타가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며 매각을 강행한다. 하지만 이는 'BIS 비율 산정 논란' 즉 바꿔 말하면 '특혜 처리' 내지 '헐값 매각을 위한 조작 의혹'이 됐다.
한 전 검사는 이 사건 착수 당시에도 이미 예리한 감각과 탁월한 수사 능력으로 인정받던 기린아였다. 그는 "형, 이거 무조건 사건 돼!"라면서 요로에 사건 착수를 설득, 결국 대형 검찰 수사팀 발족을 이끌어냈다. 이때 '그의 형들'을 보면 종갓집 먼 친척형에 해당하는 거물 박영수 전 박근혜사건 특별검사, 우리집 큰형 윤석열 대통령 등 다수의 특수통이 망라돼 있다. 한 전 검사와 활약했던 막내급 인사가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감독원장으로 일하면서 '호통 원장' 내지 '버럭 원장' 별명을 얻은 이복현씨다(현재 변호사 개업).
한 전 검사는 이후 특수통의 운명 중에서도 가장 가혹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형 사건을 많이 만지면서 정치적 바람을 타는 신세가 된 것. 결국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 계열의 '적'이 됐고, 한직으로 전전하는 '좌천' 상황에 내몰렸다. 한때 '수사 대상'이 됐고, 이때 아이폰 비밀번호 문제로 부하 검사급 인물로부터 오해를 사 몸싸움을 벌이는 '독직폭행 사건(수사관 등이 피의자 등 수사 대상을 고문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면 적용되는 법조항)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법무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이때문에 론스타 사건과의 질긴 인연에 다시 직면하게 된다. 이번에는 론스타 측 '반격'을 막아내야 하는 '수비 대장' 역할이 된 것.
론스타는 반격 건에서 자신들의 인수 특혜 그 이후 국면에 특히 집중했다. 일단 사들였으니 다시 이문을 남기고 팔아야 하는 게 사모펀드의 생리다. 그런데, 한국 검찰 등의 무리한 압박으로 결국 외환은행을 싸게 샀든 어쨌든 장기간 매각 추진이 지연돼 손실을 봤으니, 돈을 물어내라는 국제소송을 낸 것.
이를 방어할 정부 측 책임자는 우리 법 구조상 법무부가 되고 당시 윤석열 정부에선 한동훈 법무부호가 가동 중이었다.
이 반격에 일단 패소(2022년 여름)하자 반대 진영의 공박이 거셌던 점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 13년 드라마의 수혜주, '별의 순간'? 윤석열 타산지석으로 政街에 더 큰 이름 남길지 관건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정부측의 '재반격' 즉 국제재판의 심판부에서 각종 월권 및 판단을 그르칠 정도의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논리가 이의제기 과정에서 받아들여지면서, 결국 최종적인 '13년 간의 드라마' 수혜주는 한 전 검사 측이 된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대두된다.
한 전 검사 측은 이 같은 상황에 일단 기쁘면서도, 현재 정부 및 여당에서 '숟가락 얹기'를 하지 말라는 태도다. 그는 "민주당 트집과 반대에도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 법무부 등 공직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일단 점잖게 페이스북 글을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고 당시 이 소송을 트집잡으며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특유의 칼날을 세웠다.
그는 항상 정치를 그만 둔 적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이제 '별의 순간'이 다시 오나? 검사를 그만 둔 지금도 검찰 시절의 영광이 보내주는 엄청난 빛을 반사하면서 정치 태양을 하는 그의 특수한 위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골 검사 이미지로 청와대까지 갔지만 탄핵과 계엄 논란 수사로 나락에 간 윤석열 전 대통령 상황과 일정 부분 겹치는 구석이 있어서다. 한 전 검사는 그의 론스타 운명과 13년 드라마의 후광을 슬기롭게 '정치적 자산'으로 100% 승화시킬 것인가?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