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니보틀, 욕설 DM 논란에 "방송에 미련 크지 않아"
한국의 '연예인 공인론', 권력자에 악용될 소지도…
곽튜브 학창시절 절도 누명 벗어…고2가 쓴 허위 자작극

(왼쪽부터) 여행 유튜버 곽튜브와 빠니보틀. [샌드박스 제공]
(왼쪽부터) 여행 유튜버 곽튜브와 빠니보틀. [샌드박스 제공]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박재한)이 최근 이나은 출연 논란에 휩싸인 동료 유튜버 곽튜브(곽준빈) 지지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상에서 악플러와 언쟁을 벌인 일과 관련해 자신의 소신과 심경을 밝혔다.

빠니보틀은 21일 자신의 SNS에 "욕설 DM 관련해서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공인이 저렇게 욕해도 되냐, 방송 못 나간다 하시는 분들 계신데, 생각해 주시는 점은 감사드리지만 전 공인도 연예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냥 놀러 다니는 백수 따위"라고 자신을 정의했다.

공인(公人)의 사전적 정의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대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들은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국민은 이들의 권력 남용을 감시하고 매서운 비판을 가한다.

연예인이나 유튜버는 '공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단지 유명할 뿐이다. 높은 인지도로 인해 우리 사회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에게 어떠한 권한도 위임받지 않았고, 세금으로 봉급을 받지 않는다. 지난 1월 배우 이선균씨가 사망했을 당시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한국에서 교수로 일하는 프랑스인 앙투안 코폴라 교수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인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한국에서) 공인은 오래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를 갖고 있다"며 "공적인 것은 모두 사회 도그마에 부합해야 한다는, 일종의 청교도주의가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공인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국제적인 표준과 동떨어져 있다.

빠니보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빠니보틀 인스타그램 갈무리]
빠니보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빠니보틀 인스타그램 갈무리]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관념은 권력을 가진 진짜 공인의 잘못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악용되기도 한다. 2011년 4월 21일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가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기사가 공개되기 10여분 전 법원은 BBK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팀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배우 이민호와 가수 수지의 열애설이 터진 2015년 3월에는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덮으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故 이선균과 지드래곤의 마약 의혹 당시에도 비슷한 논란이 터진 바 있다. 권력기관이 의도적으로 연예인 이슈 보도 시점을 조율한 정황이 명백히 드러난 사례는 없지만,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뒷맛이 씁쓸한 것이 사실이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라는 판단은 그들의 잘못을 가볍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이 항상 치열하게 감시와 비판을 해야할 대상, 즉 잘못된 권력 남용으로 공적 영역에서 퇴출되어야 할 진짜 공인이 누구인지 찾아내고, 더욱 강한 철퇴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연예인·유튜버의 물의에 더욱 가혹한 비난을 가하는 사회에서 비리 권력자들은 그들의 뒤에 몸을 숨겨 돌을 피한다.

자신이 공인이 아니라고 당당히 밝힌 빠니보틀은 지상파 방송 출연에 관해서도 '큰 미련이 없다'는 평소 신념을 전했다. 그는 "나에게 방송은 그냥 파티같은 것"이라며 "진짜 너무 즐겁고 좋긴 한데, 파티 재밌다고 평생 매일 할 수 없고,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하겠지만, 크게 미련이 있지 않다"며 "그냥 내 스타일대로 살아갈 것"이라고 굳건한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이런 이슈와 관련해 대중의 여론 형성에 대한 소신과 당부도 전했다. 그는 "주제넘게 조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일에 대해서 기사나 여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대로 평가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여행 내내 들었다"는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나은과 여행기를 찍어 올린 곽튜브. [유튜브 '곽튜브' 갈무리]
이나은과 여행기를 찍어 올린 곽튜브. [유튜브 '곽튜브' 갈무리]

한편, 곽튜브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곽튜브'에 '돌아온 준빈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제목으로 그룹 '에이프릴' 출신 이나은과 이탈리아 로마에서 시간을 보낸 영상을 업로드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자로 알려진 곽튜브는 "내가 피해자로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정작 오해를 받는 사람한테도 내가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그렇더라"라고 이나은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해당 영상 공개 후 누리꾼들은 학폭 피해자라고 호소했던 곽튜브가 그룹 내 왕따 논란 주범으로 지목된 이나은을 두둔했다며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영상을 내리고 두 차례 사과했다. 곽튜브는 "오만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는 부분을 사려 깊게 살피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나의 잘못"이라고 했다.

곽튜브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주장한 누리꾼 A씨의 폭로도 이어졌다. A씨는 "중학교 시절의 학교 폭력에 대해선 곽준빈 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곽튜브가 중학교 2학년 때 게임기를 훔쳤다가 들통이 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왜 그렇게 방송 등에서 본인을 가혹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고 포장하고 다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본인 과거 왜곡, 과장해서 애들 협박하는 것 그만하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혹을 제기했던 폭로자는 사과하면서, 본인이 쓴 글이 모두 허위라고 밝혔다. A씨는 "(내가 올린 글은) 모두 허위 사실이다. 죄송하다. 평소에 곽튜브를 좋아하지 않아서 이번 논란을 빌미로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곽튜브 님이 욕먹게 하고 싶었다. 정말 죄송하다. 저는 곽튜브 님과 같은 중학교를 나오지도 않았고,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 제가 한 거짓말이 기사로 써지고 관심을 많이 받아서 되게 기분이 좋고, 마치 영화 속의 유명 범죄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직접 대기업에서 절 고소하겠다고 하고 일이 많이 커지는걸 보고 무서워서 글 쓰게 됐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곽튜브 소속사 SM C&C 측은 “곽준빈에 대한 충고를 넘어선 인신공격과 사실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악의적인 공격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어지는 무분별한 연좌제식의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 갈 것이며, 향후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허위 사실, 악성 루머 생성자·유포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선처 없이 엄중한 조치 취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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