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첫 입장
"배변봉투에 명절 선물? 사실은…"
"욕 안 들은 훈련사 없다"…퇴사자 '재반박'
설채현 "과민반응 경솔했다" 사과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반려견 훈련사이자 사업가 강형욱 대표가 자신에 관해 제기된 '직장인 내 괴롭힘' 등 '갑질 논란'에 대해 일주일만에 입장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 TV'에 업로드된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1시간 분량의 영상을 통해 해명을 하던 중 보듬컴퍼니에 몸 담은 훈련사들 관련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다.

먼저 강 대표는 CCTV로 직원을 감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감시 용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개들이 있는 공간인 데다 도난 방지와 외부인 출입 등의 이유로 CCTV가 필수적이었다며 "저는 사무실에서 훈련 상담을 했기 때문에 개가 우리를 물 수도 있고 아니면 뜻밖의 일들이 생길 수 있어 (사고 대비를 위해) 사실을 인증하고 확인을 위해서는 CCTV가 없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강형욱은 앞서 보듬컴퍼니 직원이었다고 밝힌 누리꾼이 명절 선물로 배변 봉투에 담은 스팸 6개를 받았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었던 데 대해 본래 차 세트나 꿀을 선물했으나, 대부분 자취를 했던 직원들이 스팸을 좋아한다고 해서 선물 세트를 사려 했지만 발주 실수로 제품이 낱개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직원들에게 발주 실수에 대해 설명했고 나눠 가져가라 했지만 어떤 봉투에 담아갔는지는 모르겠다면서 "보듬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배변 봉투는 과일 가게에서 쓰는 봉투들이라 배변 봉투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고 설명하며 해당 봉투가 검은색 비닐 봉투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메시지를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말했다. 강 대표의 부인인 수전 엘더씨는 "네이버웍스를 사용했는데, 무료 서비스가 끝나 유료 서비스로 전환된 이후로 직원들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생성된 걸 알게됐다"며 "특정 요일에 메시지 이용량이 급격히 늘어난 걸 보고 '왜 이렇게 차이가 커' 라는 생각에 관리자 페이지를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대화내용이 타임스탬프로 찍혀 있었다. 처음엔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이 들어 안보려고 했는데, 우연히 본 글에 저희 아들 이름이 있었다"며 "(당시) 6∼7개월 된 아들에 대한 비아냥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아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걸 두고 '부부가 아들을 앞세워 돈을 번다'고 욕하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이어 "일요일에 밤을 새며 6개월치 대화내용을 다 읽었다"며 "솔직히 말해서 '한남', '소추'와 같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네이버웍스 관리자(페이지)에서 배웠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전 엘더씨는 "너무나 친절한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이 옆에 앉아 있는 남자 직원한테 냄새가 난다 등 비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폐업 이유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그만뒀기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우리가 교육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과 일하시는 분들과 헤어지는 시기가 같이 맞물린 것이고, 그분들이 그만둬서 이렇게 된 건 아니다"라며 "폐업이라기보다는 '더 이상 교육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게 맞는 말이고, 그 사실을 7개월 전부터 전화를 돌려 알려드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폐업이 결정된 이후에 신규 회원 확보 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강형욱의 아내는 면대면 교육 패키지가 아닌 폐업 전 종료되는 한 달 무제한 동영상 강의 패키지였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훈련사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그렇게 좋은 대표가 아니었던 거 같다"며 "내가 대표로서 부족해서 생긴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해명하고, 나한테 섭섭한 부분이 있었던 분들이 계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많은 억측과 비방, 허위사실 확산에 대해서는 "멈춰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대표로서의 강형욱은 없어질 것이고 이제 교육 센터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더 좋은 훈련사가 되려고 노력하는 강형욱이 되도록 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와 그의 부인 수전 엘더씨.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와 그의 부인 수전 엘더씨. [강형욱 대표 유튜브 갈무리]

하지만 영상이 게재된 직후 강 대표의 일부 해명에 대한 재반박도 나왔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인 A씨는 이날 JTBC '사건반장'에 "(강 대표가) 욕을 안 했다고 하는데 훈련사들을 다 잡고 '정말 (강형욱이) 한 번도 욕을 안했냐'고 물어보면 한 번도 안했다고 대답하는 훈련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아주 심한 욕설을 들었다. 또 주변 직원들에게, 견주들에게 하는 욕설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강 대표는 해명 영상에서 자신이 거친 말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제가 쓰는 화법이 아니다. 저는 '벌레' '기어라'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 욕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다만 "훈련을 하다 보면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에 훈련사들에게 '조심하라'고 큰소리친 적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설채현 수의사는 강 대표의의 갑질 논란과 관련, 섣부르게 입장을 표명했음을 사과하기도 했다. 25일 설 수의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앞서 설채현은 강형욱의 갑질 논란이 화두에 오르자 직원들과 찍은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저한테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라고 올린 바 있다.

이를 언급한 설채현은 "며칠 전부터 SNS와 주변 그리고 저를 믿어주는 분 중에서도 저를 의심하는 일이 생겼다. 의심만 받지 말자는 생각에 우리 친구들과 사진, 글을 올렸는데 기사까지 날 줄 몰랐다"라고 당황스러움을 토로했다.

이어 "여러분들을 통해 다시 한번 배웠고 다시 한번 참는 법을 배우겠다. 사실 학창 시절 제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의심받아 '내가 하지 않았으면 된 거지'란 생각에 가만히 있다가 기정사실화되어 힘든 적이 있었다. 그래서 조그만 일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버릇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를 비난해 주신 분들 댓글 하나하나 다 봤고 조롱도 많았지만, '처음엔 왜 내 입장은 생각해주지 않아 줄까'라는 생각에서 '너무 내 입장만 생각했다'고 바뀌게 됐다"며 "제 짧은 생각으로 불편하게 한 분들께 죄송하고 다음부터 더 신중한 언행과 개인적인 것보다는 문화와 잘못된 일들에 대한 얘기로 찾아뵙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보듬컴퍼니는 2014년 설립 후 10년 만에 문을 닫는다. 올 초부터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 토지 8802㎡(약 2660평)와 보듬컴퍼니 사옥(지하1층~지상2층·옥탑 1층)을 매물로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강형욱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직권 조사와 특별근로감독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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