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메뉴' 등심에 비계 '덕지덕지'
손님 항의하자 "가게 이름 나오게 SNS 올려라"

A씨가 지목한 제주시 고깃집의 메뉴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메뉴는 '한우모듬구이中'으로 2~3인분에 가격이 10만원에 달했다. [보배드림 게시물 갈무리]
A씨가 지목한 제주시 고깃집의 메뉴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메뉴는 '한우모듬구이中'으로 2~3인분에 가격이 10만원에 달했다. [보배드림 게시물 갈무리]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제주도가 이번에는 한 식당에서 살코기에 비해 지방 비율이 높은 한우 등심을 판매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7일 중고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제주도 아직 정신 못차렸네요'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자 A씨는 "나름 장사가 잘 되는 고깃집"이라며 "등심에 기름이 너무 많아서 점주 반은 잘라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사진을 두 장 공개했다.

공개된 한우 모듬구이 메뉴의 사진을 살펴보면 등심 부위의 붉은 색 살코기 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넓은 지방이 분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떡심'이라고 불리는 목덜미 인대 주변에도 두텁게 지방이 자리하고 있다.

A씨의 화를 북돋은 것은 점주의 반응이었다. 그는 손님에게 "한우 고기를 매입할 때 비계까지 함께 매입한다"면서 "손님들에게 비계를 제거해서 주면 식당 입장에서는 손해가 되니 그냥 드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차돌박이를 서비스로 주겠다고 하길래 화가 나서 먹지 않는다고 했다"며 "나갈 때 단체석을 보니까 A급 고기로 준비돼 있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A씨가 지목한 제주시 고깃집의 메뉴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메뉴는 '한우모듬구이中'으로 2~3인분에 가격이 10만원에 달했다. [보배드림 게시물 갈무리]
A씨가 지목한 제주시 고깃집의 메뉴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메뉴는 '한우모듬구이中'으로 2~3인분에 가격이 10만원에 달했다. [보배드림 게시물 갈무리]

이어 점주에게 "너무한다, SNS에 다 올리겠다"고 A씨가 항의하자, 돌아온 것은 "가게 이름 나오게 올려 달라"는 적반하장식 태도였다.

A씨가 지목한 제주시 고깃집의 메뉴를 포털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해당 메뉴는 '한우모듬구이中'으로 2~3인분에 가격이 10만원에 달했다. A씨는 "10만원짜리 메뉴이고, 가운데 몇점은 한우 콩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신을 여행객이 아닌 제주 토박이로 소개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예 포장 비닐까지 같이 주지?", "현지인도 당할 정도면 정말 심각한 듯", "돈 되는 단체들은 A급, 소규모 손님들에겐 비계? 이게 맞나?", "정말 속상하셨을 것 같다", "저런 고기 할인 판매하는 마트는 호구인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제주 중문의 한 고깃집에서 판매한 비계가 많은 삼겹살. [커뮤니티 갈무리]
제주 중문의 한 고깃집에서 판매한 비계가 많은 삼겹살.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비계 삼겹살 논란은 앞서 제주의 한 유명 고깃집을 방문한 손님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을 시작으로 불거졌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최근 동생과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한 고깃집을 찾았는데 비곗덩어리 고기가 나왔다”며 "이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식당 측은 정상적인 고기라며 아무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기분이 상해 고기 3점을 먹고는 15만원가량 비용을 내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확산하면서 해당 가게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고, 비슷한 사례를 고발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논란에 대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식문화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해 논란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오 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계 삼겹살' 논란에 대해 "위생 관련 부서를 통해 음식점에 대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점검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우선 축산분야 지도·감독 강화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요리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문화 자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의 이 같은 해명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명백히 ‘열등품’으로 평가되는 비계 삼겹살에 대해 식문화 차이를 언급한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손님에게 비곗덩어리를 주는 게 제주도식 식문화냐”, “제주도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인가. 자세하게 설명을 해달라” 등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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