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 부부, 17일 재산 감정기일
배우자, 지주회사 주식 절반 요구
대학 동문으로 만나 함께 회사 창업
이혼 성립 때는 '수조원 분할' 가능성
![중국 시안시 취장신구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G 2019 Xi’an 폐막식에서 권혁빈 WCG 조직위원장이 폐막식을 바라보고 있다. [WCG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4/203788_204942_2746.jpg)
비상장 게임개발사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모씨 간 이혼소송의 핵심 절차로 꼽히는 재산 감정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권 CVO의 재산이 6조원대로 점쳐지는 가운데 소송 과정에서 그동안 베일에 쌓여온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기업가치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권 CVO 부부의 이혼소송을 위한 재산 감정기일을 진행했다. 대주회계법인이 재산 감정을 담당할 외부 감정인으로 선정됐다. 가정소송인 만큼 감정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결과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감정을 토대로 나오는 결과는 추후 이들 부부가 실제로 이혼할 경우 재산 분할을 위한 근거로 활용된다.
가정법원은 지난해 11월 피고 권 CVO에 대한 전화조사를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양 측에 대한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지난달 7일 조사를 종결하고 이날을 감정기일로 지정했다.
권혁빈 창업자 재산은 약 6조7000억원대로 대부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주식이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창업자인 권 CVO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를 중심으로 8개 자회사로 구성돼 있다. 권 창업자는 지난해 4월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50대 자산가 순위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 권 창업자 아내 이모씨는 이혼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권 창업자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절반을 요구했다. 권 CVO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이씨는 앞서 권 창업자를 상대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제기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법원 결정에 따라 권 창업자는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스마트게이트홀딩스 주식 3분의 1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권 창업자는 서강대 재학 시절 이씨와 동문으로 만나 지난 2001년 결혼했다. 부부는 2002년 6월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고, 권 창업자는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이사장을 거쳐 2017년에는 공익사업 재단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20년에는 스마일게이트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로도 취임했다.
과거 재벌가 이혼소송은 대체로 재벌가 쪽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법원이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거나 증여·상속받은 재산)을 분할 대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재벌가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줬기 때문이다.
반면 권 창업자 부부의 경우 기존 재벌가 소송과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권 CVO 부부는 2002년 회사를 함께 창업했고 이씨가 지분을 보유한 채 일정 기간 경영에 참여해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씨가 회사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권 창업자의 부부의 이혼을 결정할 경우 재산 분할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해 100% 자회사로 그룹의 핵심 수익원인 스마일게이트RPG의 가치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그룹 최대 흥행작 중 하나로 꼽히는 로스크아크를 제작·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액 5237억원과 영업이익 2690억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다.
한편, 스마일게이트는 2006년 출시한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시장 흥행으로 대형 게임사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로 회사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