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 제기
이 전 회장에 대한 특혜 논란도…
![이호진 전 태광 회장. [KBS 뉴스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1/176199_152414_4138.jpg)
경찰이 횡령·배임 등 의혹이 제기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20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평일이 아닌 주말 비공개 조사를 놓고 뒷말이 나올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이 전 회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 전 회장이 태광그룹 계열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불법 비자금을 조성하고 태광CC를 통해 계열사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직원들의 계좌로 허위 급여를 지급하고 이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계열사 임원의 겸직은 금지돼 있지만 이를 어기고 일부 직원이 2개 회사에 적을 두도록 위장해 급여를 중복으로 주는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광CC가 골프연습장 공사비 8억6000만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와 계열사 법인카드 8000여만원을 사적으로 남용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중구 태광산업 재무실과 그룹 임원 2명의 자택에 수사관을 파견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24일과 11월 20일에도 이 전 회장 자택과 경기 용인시 태광 골프 연습장, 서울 티시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아울러 최근까지 이 회장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이 전 회장의 휴대전화 여러 대를 확보했고,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421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세 9억여 원대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건강 등을 이유로 7년 이상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아 수감 생활 후 2021년 10월 출소했고,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후 약 2달 만에 다시 경찰 수사 대상이 돼 논란의 중심이 됐다. 당시 태광그룹은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하자 "이 전 회장의 공백 동안 벌어진 전임 경영진의 전횡"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경찰은 이 전 회장에게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별사면을 심사한 이노공 법무부 차관의 남편 송종호 변호사가 태광그룹 임원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면심사위 심사에서 회피했고, 일체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차관은 지난 18일 사임했다.
과거 황제 보석과 특별사면 등이 이어지며 법무부에 대한 정치권 비판도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주말 비공개 출석까지 더해지며 이 전 회장에 대한 특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