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인투자자 온라인 설명회서 천상영 부사장 "매력적 투자 수익률 기대"
저조했던 올 상반기 비은행 부문 실적 감안하면 기대치 못 미칠 가능성 높아

신한금융지주가 21일 역대 최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으나 2분기 부진한 비은행 부문 실적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반론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주제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진행했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재무부문장·부사장)는 이번 설명회에서 사전 취합된 개인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신한금융은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했던 통상적인 컨퍼런스 콜형태가 아닌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첫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열어 주목받은 바 있다.
천상영 부사장은 "현재 금융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과 앞서 밸류업 정책을 먼저 추진한 일본 사례를 봤을 때 현재보다 주가 상승 여력이 아직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매력적인 투자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신한금융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5000만주 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다양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고려해 배당을 현재 수준에서 소폭 높이는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적정 수준의 기업 가치에 도달하기 전까지 자사주 소각비중을 꾸준히 높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ROE는 10.7%로 작년보다 목표치에 가까워졌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역시 지난 6월 말 기준 잠정 13.05%로 해당 목표치를 상회했다. 아울러 주주환원율도 작년말 기준 2100억원의 현금배당과 4895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36%를 달성해 양호한 수준을 보여줬다.
천 부사장은 또 "밸류업 계획의 차별성으로 속도, 구체성, 실행력을 꼽을 수 있다"며 "업계 최초로 분기 균등배당을 실시하고 분기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계속 이행해온 사례가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차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배당규모 유지와 자사주 매입, 소각 비중 확대를 통해 주당 배당금과 전체 배당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동시에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유연성을 갖고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의 적정 주가에 대해 천 부사장은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충분하고 과거 배당수익률이 5% 전후였기 때문에 금리 상승을 고려한 예금, 채권 등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향후 배당수익률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당 가치 상승까지 포함하면 매력적인 투자수익률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5만8800원에 거래되며 전 거래일보다 0.68% 상승했다. 소액주주들과의 소통 확대 전략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건물. [신한금융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528_214651_5038.jpg)
반면 갈수록 커지는 비은행 부문의 중요도를 고려할 때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은행 부문 실적이 부진은 주가 상승 여력의 기대를 어렵만드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470억원을 내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이자 이익 증가와 홍콩 H지수 ELS 배상 충당부채 적립 기저효과로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535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2.2%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ESG 경영 전략으로 국내은행 'K-브랜드지수' 1위를 등극하기도 했다. 21일 아시아브랜드연구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정상혁 은행장이 추진하는 ESG 경영 전략에 따른 선한 영향력 확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비은행부문의 상반기 순이익은 9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감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의 실적이 뒷걸음질을 친 영향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신한라이프 역시 상반기 3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0.4%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이 아쉬웠다.
심지어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207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줄어든 저조한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3% 감소한 1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배당 등 유가증권 관련 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지속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보유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한 결과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이익 성장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라며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부진한 비은행 실적은 향후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1월 '신한경영포럼'에 참석해 오는 2030년까지 비은행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분기보고서 발표에서도 신한금융 관계자는 "우량자산 중심의 적정 성장 추구, 비은행·비이자 부문의 성장과 전사적 비용관리 노력을 바탕으로 연간 기준 견조한 재무 펀더멘털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부동산 PF 부실의 여파로 업황 부진이 지속돼 비은행의 주요 부문인 카드·증권·보험 계열사 경쟁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이 올 하반기 밸류업 효과와 비은행 실적을 강화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