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관련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7/209366_212072_1411.jpg)
작년 7월 하나카드에서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에 맞춰 환전 혜택 제공을 시작한 트래블카드가 1년새 모든 업계로 번지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카드는 물론 최근 NH농협까지 가세하면서 사실상 5대 금융그룹이 모두 해외여행 고객들을 위한 트래블카드를 취급하게 됐다. 핵심 서비스는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유로, 중국 위안화 등 주요 4국 통화는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통화 환전 수수료 면제 혜택이다.
항간에는 카드업계에서 본격적인 트래블카드 경쟁이 불붙고 있다고 보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늘어난 여행수요에 맞춰 신규고객 확보하고 타사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기보다 기존 고객 관계의 유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트래블카드 환전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카드사간 차별성이 사라지고 보편 서비스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트래블카드 관련 혜택이 더는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메리트가 되지 못하게 되고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변화돼 자영업자와 서민층에 대한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밖에 없는 만큼 수익성을 상실한 카드사 수수료 수익 대신 급증한 소액 대출로 쏠리는 양상이다. 이들 금융사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경영·재정난을 돕기에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사들의 여건이 부동산 PF 사태로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드사들은 이미 수익성을 상실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을 대신할 사업모델을 고민 중이다. 한동안 정체현상을 못 벗어났던 업계에서 트래블카드는 새롭게 역동성을 불어넣기도 했다.
카드업계의 신사업 모색에 대한 노력은 애플페이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들여온 현대카드와 하나카드의 신상품 트래블로그카드 등으로 나타났다. 필자는 현상 유지용으로 자리 잡아가는 트래블카드가 카드업계 비즈니스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더나가 국내 가맹점과 회원들로 한정됐던 협소한 시장을 벗어나 해외직접투자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본다. 경제발전 단계에서 성숙단계에 있는 선진시장보다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에 대한 매력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세계 경제를 3년여간 고립경제 수준으로 후퇴시킨 코로나 팬데믹의 후유증을 빠르게 극복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동남아의 인플레이션, 산업 장애물은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다. 국내 금융업의 해외진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일부 파생금융상품 투자손실 논란 등으로 불가피한 리스크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자면 충분한 인프라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국내 금융산업이 좁은 국내시장에 머문다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꾸준히 성장·발전하는 해외 대체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기반을 다져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그래서 트래블카드로 촉발된 해외 결제수요를 해외진출의 계기로 삼아 중장기 직접투자 규모를 늘리는 것을 기대한다. 신속성과 정확하고 안전한 선진 서비스와 고객 편의성을 고려한 혜택 등을 무기로 대한민국 국적을 벗어나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도약에 성공하는 곳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