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투자자도 안 만나" 그간 언급과 배치
방시혁 "개인 악행 의한 K팝 시스템 훼손 안돼"
![민희진 어도어 대표. [tvN 유퀴즈온더블럭 갈무리]](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351_207115_3045.png)
글로벌 아이돌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관련 논의를 위해 네이버와 두나무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간 민 대표는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고 주장해 왔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는 하이브의 주요 주주인 두나무와 협력사인 네이버 관계자를 만나 어도어 경영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나무는 하이브 지분 5.6%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이사 선임권을 가지고 있다. 두 회사의 관계자들은 민 대표와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하이브에 이를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민 대표가 네이버와 두나무를 접촉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도 확보했다. 민 대표는 측근과의 대화에서 두나무 관계자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한다'고 말했고, 네이버 관계자에 대해서는 '그래도 좀 잘 알아듣는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하이브는 어도어 부대표가 풋옵션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지분을 매수하려 한 계획에 민 대표가 "대박"이라고 한 대화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도어의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8%를 가지고 있다. 나머지 2%는 민 대표가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나눠줬다.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야만 한다.
![글로벌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들. [어도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351_207116_3058.jpg)
민 대표는 자신에 대한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시도 주장에 대해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그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 없다"고 항변해 왔다. 하지만 하이브는 민 대표가 측근에게 "투자처를 정리해보라"고 지시한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모기업인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에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방시혁 의장이 곧 법원에 제출할 예정인 탄원서 일부를 공개했다.
방 의장은 탄원서에서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는 지금보다 더욱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그것은 창작자로서 제 개인의 꿈에 그치지 않는다, K팝이 영속 가능한 산업이 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창작자가 더 좋은 창작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것이야말로 K팝이 지난 시간 동안 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방 의장은 "민희진 씨의 행동에 대해 멀티 레이블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안다"라면서도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철저한 계약도 인간의 악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라고 밝혔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하이브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5/205351_207117_3113.jpg)
이어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겠다"라며 "그것이 개인의 악의와 악행이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막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방 의장은 또한 "저는 본사건을 더 좋은 창작환경과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업가적 소명에 더해 K팝 산업 전체의 올바른 규칙 제정과 선례 정립이라는 비장하고 절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고, 산업의 리더로서 신념을 갖고 사력을 다해 사태의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방 의장은 "즐거움을 전달 드려야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금번 일로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과 대중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하며,부디 이런 진정성이 전해져 재판부께서 금번 가처분 신청의 기각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심문기일에서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관심이 뉴진스가 아닌 뉴진스가 벌어오는 돈에 있다며, 뉴진스를 무시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측근들에게 수시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 대표 측은 당초 하이브가 뉴진스를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어겼으며, 방 의장이 뉴진스를 견제하고 멤버들의 인사를 받지 않으며 차별 대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뉴진스는 올해 활발한 활동을 예정하고 있으나, 하이브가 뉴진스에게 긴 휴가 기간을 주겠다고 하면서 멤버들이 공포에 떨 수밖에 없기에 민 대표의 해임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법원에서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가 막히면서 민 대표 해임은 불가능해진다. 인용이 기각되면 민 대표에 대한 해임은 수순에 들어간다. 법원 결정은 임시주주총회 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