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더넥스트 서초동라운지서 '엔젤슈트 H10' 체험행사…"보행속도는 건강지표"
헬스테크 기업과 협업 통해 금융·헬스테크 결합...통합 시니어 라이프케어 확장 시동
하나은행이 금융과 헬스케어의 경계를 허물었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을 하나금융그룹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로 들여와 고객에게 소개한 것이다. 현장에서는 병원에서나 볼 수 있던 보조 로봇이 실제 사람의 걸음을 분석하고 있었다.
![한 고객이 엔젤로보틱스의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슈트 H10'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장선영 기자]](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10_278350_5250.jpg)
20일 서울 서초구 '하나더넥스트 서초동라운지'에서는 이색적인 체험 행사가 열렸다. 하나은행이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제공되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을 직접 시니어 고객에게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하나더넥스트 출범 1주년을 맞아 마련된 행사로, 지난 1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총 세 차례 진행된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신체 보조장치 제작 회사 엔젤로보틱스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로봇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미래전략산업 공동 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협약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한 첫 사례로, 금융과 헬스테크의 결합을 통한 시니어 맞춤형 라이프케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의 제도화 과정은 조금씩 진전돼 왔다. 웨어러블 로봇의 의료기기 인증은 앞서 2018년 8월 코스모로보틱스 (당시 엑소아틀레트)의 'EAM'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초 승인을 받으며 시작됐다. 이후 2022년 12월 엔젤로보틱스의 'M20'이 처음으로 3등급 인증을 받았고, 같은 달 코스모로보틱스의 아동용 로봇 '밤비니 틴즈'도 같은 등급을 획득했다.
이번 체험회에서 공개된 전동식정형용운동장치 '엔젤슈트 H10'은 일부 대형병원에서 실제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의료기기다.
엔젤슈트 H10은 회복·치료를 목적으로 고관절을 보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신경계·관절·근골격계 질환은 물론, 고령층의 근감소 개선에도 활용된다. 특히 낙상이 두렵거나 보행이 불안한 경증 고객을 대상으로 설계됐다. 이 제품은 2027년 상반기 개인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은영 엔젤로보틱스 물리치료사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보행 속도'가 떨어진다"며 "이는 곧 신체 내 근력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이동 시 사고 발생률도 함께 높아지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착용 방식 간단했다. 허리와 두 다리에 벨트를 부착해주면 된다. 제품을 착용하면 앱 '훈련 플러그인'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걸음 패턴을 분석하고, 오르막·내리막길 등 보행 환경도 파악해 준다. 체험회에서는 제품 체험 고객에게 전문 물리치료사가 동작 분석과 맞춤형 피드백까지 제공했다.
제품은 각 플러그인 별 세부 조정 기능인 '프리셋 설정'을 통해 사용자 상태에 맞는 5가지 훈련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특히 근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보조 모드'가 보행에 사용되는 힘을 덜어준다. 반대로 걷는 힘과 근육을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저항 모드'가 있다. 저항 모드는 모래주머니를 몸에 부착한 것처럼 신체에 부하를 줘 근력 향상을 돕는다.
![이은영 엔젤로보틱스 물리치료사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선영 기자]](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10_278349_5249.jpg)
이 물리치료사는 "로봇이 사용자를 강제로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동작을 보조하고 따라가는 방식을 취한다"며 "제품과 사용자의 신체가 빈틈없이 밀착되도록 해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로봇 동작으로 다치지 않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이 제품은 24~40인치(inch)까지 허리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도록 벨트를 부착해놨다.
![웨어러블 로봇 체험 이벤트 조기마감 공지. [사진=하나더넥스트 이벤트 페이지]](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710_278351_5343.png)
이번 서비스는 병원 밖, 금융 센터에서 고가의 의료 장비를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체험 행사 모집 마감 기한은 21일이었지만, 20일 오후 1시 경 체험 모집이 조기 마감됐다.
이 물리치료사는 "현재는 의사와 상담을 통해서만 제품 사용이 가능하지만, 주 고객인 시니어층을 위해 디지털 앱 사용법 등을 더욱 편리하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경증환자 뿐 아니라 중증환자를 위한 안전한 걸음 보조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제품 안전성과 사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과 은퇴설계·상속/증여 등 금융 상담을 연계해 시니어 맞춤형 금융지원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구입 혜택 지원 ▲로봇 관련 금융서비스 영역 확대 ▲중장기적 특화 금융상품 등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기기 렌탈, 할인, 구매 연결 등의 혜택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라운지를 방문하면 로봇 체험과 금융 상담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하나더넥스트는 시니어 생애 전 주기를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금융을 넘어 라이프케어의 든든한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은퇴 설계, 자산관리,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는 물론 생활 밀착형 서비스까지 확대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