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트닉 "양자택일의 문제"
대통령실 "합리성·공정성 벗어난 협상 없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조지아주에서 구금된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인 노동자들이 석박된지 하루만에 한국에 대해 무역 합의에 서명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12일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대통령이 백악관에 왔을 때 (무역 합의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일본은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서명하거나, 아니면 관세를 내야 한다”며 "이는 양자택일의 문제(black and white)로 관세를 내거나 합의를 수용하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관세를 15% 인하하고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 기금 조성·운용 방식 등 세부 사항은 여전히 조율하고 있다. 합의 문서도 작성되지 않은 상태다. 러트닉 장관은 "악마는 항상 디테일에 있다"며 "한국은 일본과의 합의를 참고하는 것 같지만 유연함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번 발언은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체포·구금된 사태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관련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할 것”이라며 “위대한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건설이 빨리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관련해 "그는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싶어 하는 나라들과 각각 합의를 체결할 것"이라며 "이들 국가의 노동자가 단기 비자로 일한 뒤 귀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ABC 원칙"으로 설명하며 "A는 미국에 들어오는 것, B는 미국인을 훈련하는 것, C는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러트닉 장관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벗어난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대한민국 국익에 반하는 결정은 절대 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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