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배보윤, 배진한, 윤갑급 변호사 선임계 헌재 제출
국회서 탄핵소추안 가결된 지 13일 만… 변론준비기일 출석
모두 尹과 가까운 사이에 검사 출신, 극우 성향 인사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KTV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KTV 캡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27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선임계를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13일 만이다. 이날 선임계를 낸 대리인은 배보윤(64·사법연수원 20기), 배진한(64·20기), 윤갑근(60·19기) 변호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해 앞으로 심판 절차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윤 대통령 측은 대리인단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개인적 신뢰를 바탕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대리인단 구성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친구 ▲검찰 ▲극우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이다. 배진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79학번 동기로, 오랜 기간 우정을 쌓은 친구 사이다. 배 변호사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경제 분야 공약을 자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윤 대통령 당선 직후 방송에 출연해 학창 시절 윤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지법 동부지원, 춘천지법 영월지원 등을 거쳐 1995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윤갑근 변호사도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1차장을 거쳐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반부패부장을 역임한 윤 변호사는 대구고검장 시절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우병우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기도 했으며, 2018년 변호사 개업 후에는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외곽에서 지원 역할을 맡고 있는 석동현(64·15기) 변호사 역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다. 석 변호사는 대검 공보관, 중수부 특별수사지원과장, 법무부 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친 엘리트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출입국·외국정책본부장과 부산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을 역임했고 2013년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현 정부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윤 대통령 관련 입장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또 다른 특징은 검찰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 점이다. 형사소송 대응을 포함한 변호인단 대표를 맡을 예정인 김홍일(68·15기)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과 3차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역임한 강력·특수통 검사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2009년 대검 중수부장으로 발탁된 뒤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검찰 선배로, 국민권익위원장에 이어 방송통신위원장까지 역임하며 윤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방통위원장 사임 뒤 법무법인 세종으로 복귀했으나 최근 윤 대통령 변론을 위해 법무법인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탄핵안 처리 전 자진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 탄핵안 처리 전 자진 사퇴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 키워드는 극우 성향이다. 배보윤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헌법재판소 공보관을 지낸 인물로, 2019년 4월 극우 성향 단체인 '자유와 법치를 위한 변호사연합' 출범식에서 "공직자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인지에 관해 깊이 반성한다"며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인 그는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했으며 헌재소장 비서실장, 기획조정실장, 연구교수부장 등을 지낸 헌법 전문가다. 2017년 헌재를 사직한 뒤 2018년 1월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비판한 바 있다.

윤갑근 변호사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한 이력이 있다. 석동현 변호사도 극우 성향 변호사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공동대표를 지냈고, 올해 제22대 총선에서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 규모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취재진에게 "추후에 계속 보강할 것"이라며 추가 인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는 20명 가량의 변호사가 대리인단에 참여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 역시 이에 준하는 규모의 대리인단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 측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송두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광범 전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등 3명을 주축으로 하는 변호인단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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