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제조사, 칩과 칩 적층시 발생하는 열 문제 얼마나 잘 방출하는지 설계하는 게 관건

워트 CI. [워트 제공]
워트 CI. [워트 제공]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공정의 환경 제어 시스템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워트가 이번에는 400단이상 차세대 낸드 '극저온 식각 칠러' 신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나섰다. 가장 어려운 난제 중 하나인 칩과 칩을 적층시 발생하는 반도체 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기술이다.

일단 워트의 기술력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공정제어환경은 일본이 독점했으나, 워트가 초정밀 온습도 제어 장비(THC)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THC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공정의 경우 미세한 온도와 습도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생산량에 큰 영향을 끼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반도체ㆍ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수율 증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최근 고객사의 HBM 생산이 확대되면서 실리콘 관통 전극(TSV) 공정용 THC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THC는 세정 공정에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현될 경우 고객사의 투자 단위당 장비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워트가 반도체 칩의 고도화에 따라 극저온의 칠러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칠러는 극저온 식각 공정 구현을 위한 핵심 장비 중 하나다.

칠러는 반도체 챔버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쓰이는 장비로, 극저온 식각 공정에서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극저온 식각 공정 구현을 위해서는 칠러 온도를 영하 70~80℃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워트 측은 "현재 극저온 칠러 개발을 위해 관련 인재를 채용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반도체 칩의 고도화에 따라 극저온의 칠러는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당사의 주요 개발 아이템 중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매출 가시화까지는 반도체 장비 생태계 특성상 다소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웨이퍼 두장을 이어 붙이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내년 400단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난제는 발열 문제다. 엔비디아와 공급을 논의 중인 삼성전자 역시 HBM3E 생산 초기 성능과 발열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엔비디아가 집중하고 있는 차세대 AI칩 블랙웰의 발열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양산이 늦춰지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SK하이닉스 쪽에 있는지 등에 대한 논란까지 낳았다. 

워트 측은 "당사 주력제품인 THC는 웨이퍼에 칩을 형성하는공정 또는 칩과 칩을 적층시 연결회로 역할(TSV)을 하는 공정의 환경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며 "현재 SK하이닉스의 경우, 오래 TSV공정에 THC를 했고 2025년도에도 HBM 관련 TSV 공정에 대한 투자로, 당사도 해당공정에 THC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워트 관계자는 "언론에서 나오는 HBM에서의 발열문제는 칩과 칩을 적층하면서 발생되는 문제로, 당사의 THC제품과는 사실 무관하다"며 "칩제조사에서 칩과 칩을 적층시 발생하는 열을 얼마나 잘 방출될수 있도록 설계하는가에 좌우된다. 열은 대부분 각각의 칩에 공급되는 전기에 의해서 발생이 된다. 적층수가 높을 수록 발열이 많아지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그는 "1차적으로 개개의 칩 회로를 미세화해 저전류로도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러한 칩을 적층(HBM)시 우선적으로 열방출을 고려한 고도의 회로 설계기술이 접목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품화된 칩(예를 들어 블랙웰)에서 불가피하게 발열되는 열을 흡수 또는 방출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최근 액침냉각장치가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액침냉각은 발열이 되는 제품을 고절연물질(COOLANT)에 담궈서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공랭식보다는 효율이 훨씬 높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엔디비아에 HBM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투자가 주춤한 상태이지만 공급이 시작되면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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