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 부각으로 국내 코스피ㆍ코스닥 지수 하락세
금융투자업계, 배당주ㆍ성장주ㆍ중국 관련 소비주 주목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경기도 이천공장에서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충격으로 정치 리스크가 부각되자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신정부 정책 리스크까지 고려할 때 향후 주식시장의 횡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배당주와 성장주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일 2428.15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보다 0.65% 하락했다. 개인은 이날 577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외국인의 주식 현물은 사흘째 '팔자'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로다 1.43% 떨어진 661.33로 장을 마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추가 비상계엄령 선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문제는 비상계엄령 선포만으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이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지정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에 1%대 성장 전망이 나온 한국 경제에 큰 불확실성까지 가중된 셈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외환보유고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경제 위기 수준인 1400원을 훨씬 넘어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비상계엄 사태 극복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약속한 상태다. 이번 사태의 장기화로 외환보유고가 소진될 기미가 보이면 전 세계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이고, 이는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신한투자증권은 "정치 불확실성을 넘어선 대통령 탄핵 정국 위기에 개인 자금 이탈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탄핵 사태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주식시장이 탄핵 관련 이벤트에 대해 빈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펀더멘탈과 대외 여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배당주(통신), 성장주(엔터, 제약·바이오)와 중국 관련 소비주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그 중 유안타증권은 이번주 관심주로 엔씨소프트, SK하이닉스, 제이엘케이를 꼽았다. 엔씨소프트에 대해선 "흥행기대가 낮았던 글로벌 'TL'이 해외에서 기대이상으로 흥행 중"이라며 "내년 신작 7개와 인력효율와 지속, 부동산매각·유동화, 자사주소각, 주주환원강화 등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를 통해 밸류증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교보증권 역시 엔씨소프트에 관해 "지난 4일 출시된 '저니 오브 모나크'로 내년 1분기 이익 턴어라운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중 출시될 퍼블리싱 라인업이 추가 발표되거나 인수합병(M&A)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이익 추정치와 주가의 동반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인공지능 서버(AI Server) 수요가 지속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내년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과 메모리반도체 시장 내 독보적인 리더십이 재차 부각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제이엘케이에 관해선 "종목별 순환매 유입이 기대된다"며 "내년 미국 매출 가시성이 높고, 국내 의료 파업 사태로 인한 AI 솔루션 도입 니즈가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파이낸셜포스트 그래픽]

하나증권은 이번주 기아, 이마트, CJ제일제당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기아에 대해선 "주주환원 정책 총주주환원율(TSR) 35% 중 배당성향 25% 이상, 자기주식 매입 10%이 예상된다"며 "미국에서의 가격경쟁력과 하이브리드차량(HEV) 신차 투입으로 인한 점유율 확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대해서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1117억원을 기록했다"며 "매출 감소에도 비용효율화 효과들이 가시화되면서 체질 개선 효과가 일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또 CJ 제일제당에 대해 "쿠팡과의 거래 재개 효과와 해외 가공 신제품 라인업 확대로 올해 4분기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바이오 부문 매각 결정으로 중장기 측면 사업 개편이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이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이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삼성증권은 이번주 디어유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추천했다.

디어유에 관해 "텐선트와의 협업, 글로벌 런칭에 따른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선 "방산 수출 본격화와 우주 항공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나증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꼽으면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가 분할함으로써 멀티플(Multiple) 소폭 상승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K9 자주포와 천무의 인도 지속하는 점을 고려할 시 고(高)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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