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포함 CEO급 10여명 대규모 인사 예고…‘빅5’ 연임 여부 주목
금융당국 제시 ‘지배구조 모범관행’ 적용헤 최소 3개월 전 절차 개시돼
잇따른 사고로 ‘내부통제’ 급부상…역대급 실적과 지주회장 인사 맞물려
올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을 포함해 지방은행들, sh수협은행까지 조만간 대규모 은행권 CEO 인사 러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3월까지 예정된 이번 은행장 인사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은행·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모범관행과 달라진 경영승계 절차가 적용되는 만큼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따라서 <파이낸셜포스트>는 연말 은행장 ‘빅5’ 인사를 중심으로 은행권 경영승계 트렌드와 각 행장의 성과와 실책,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조감하고자 한다. 이번주는 ‘은행장 인사 관전평’ 첫 시리즈로 은행장 인사 트렌드와 방향, 최근 이슈 및 주요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 연말로 만료됨에 따라 조만간 대규모 은행장 인사 러시가 시작될 예정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현직 은행장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이다.
![은행권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726_214910_4522.jpg)
지방은행에서는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옛 대구은행) 은행장을 비롯해 JB금융지주 산하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올 연말 임기를 마친다. 이보다 앞서 오는 11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의 후임 인선은 행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이미 시작된 상태다.
또 내년 3월에는 BNK금융지주 산하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임기가 함께 끝나 후임 은행장 인사가 진행된다. 아울러 올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일부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도 앞두고 있어 이에 연계된 은행권 CEO 인사가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 연말에 임기를 마무리하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내년 3월까지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빅5’를 포함한 은행장 11명, 금융지주 회장 4명(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중복 포함) 등 무려 13명에 달하는 은행장 및 금융지주 회장 인사가 예정된 셈이다.
◆지배구조 개선 차원 새 은행장 요건 ‘눈길’
우선 이번 은행장 인사 러시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적용된다. 최소 3개월 전 각 은행 사외이사를 위주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데 연말 임기가 끝나는 후임 은행장 선임은 늦어도 10월 전 시작돼야 한다.
기존 실적과 내부 직무 경험으로 유리한 내부 후보군과 함께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들에 대한 공정한 심사평가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전체 후보들의 객관적 평가도 주요 포인트다. 각 금융그룹이 내부 CEO 후보군 육성을 위해 운영했던 금융지주 부회장 직제를 작년 말을 기점으로 모두 폐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은행장 인사에서 외부 출신 인사의 선임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회장 인사가 끝나 CEO 교체가 이뤄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에 비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잔여임기가 7개월여 앞으로 바싹 다가와 있다. 이 때문에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말 연임 또는 교체 가능성에 따라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있게 된다.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726_214911_4642.jpg)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 인사가 은행장 인사에 미쳤던 영향을 고려하면 함 회장의 연임 추진 여부와 함께 은행장 인사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빅5’ 은행 모두 올해 2분기까지 양호한 성적을 낸 만큼 은행장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연임한 전례가 거의 없어 올 연말 퇴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경우 최대 주주이자 모기업인 농협중앙회가 후임 인선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일단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다른 주요 은행장과 달리 이미 1년 연임했고 임기 내 역대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에 추가 연임 성공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론 최근까지 역대급 실적을 창출한 것은 다른 주요 은행도 마찬가지다. 작년 1월 임기를 시작한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전임 은행장의 잔여임기를 승계해 지난해 2월 취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 역시 승계 문제로 작년 7월 선임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말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기존 은행장 인사 시즌에 있었던 논란 가운데 이번 은행장 인사에서는 셀프 연임 시도나 사전 금융그룹 내부인사 발탁을 위한 일련의 움직임 등이 사라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의 경영승계 관행 개선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책무구조도 도입에 책임경영 부담 커져
이번 은행장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잇따르는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문제와 실질적으로 내년부터 도입되는 책무구조도에 따라 높아진 대외 기대와 강화된 경영책임 등으로 요약된다.
현 정부 들어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의 책임경영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책무구조도 도입이 핵심이 돼왔다. 당장 내년부터 공식 적용되지만 이미 은행권 전체적으로 보면 금융당국이든 은행권이든 세부 실행을 위한 관계 제도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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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도입 및 제도 정착을 위해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가이드라인도 나왔고 시범 운영 역시 진행되고 있으나 결정적으로 이번 선임될 후임 은행장들이 운영을 맡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존에 수차례 발발한 파생금융상품 손실배상 사태, 내부통제 소홀로 잦아들지 않는 배임·횡령 등 대형 금융사고에 따라 제도적으로 강화된 경영진의 책임이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지도 관심거리다.
이는 각종 금융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고위 경영진이 직접 책임지는 전례가 전혀 없었던 만큼 은행 임직원의 책임 소재와 윤리 경영상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사례를 원용한 것이다. 더불어 은행권은 또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과 상생금융을 위한 노력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정책 및 제도적인 보조를 맞춰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장들이 최근 입각한 김병환 금융위원장, 내년 6월 임기를 마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의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는 것도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 나가 각 은행이 올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은행장 인사 시즌에 맞춰 조직 안정화를 선택할지, 개별 경영전략에 따라 대대적인 교체 및 쇄신 인사에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