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호실적·기업 밸류업 계획 공시 등으로 금융주 강세 전망돼
지난주 '검은 금요일' 폭락 여파로 약세...6일부터 주가 반등 시작
증권가서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향후 금융주 주가전망 엇갈려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관 건물 전경,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KB·하나·우리·신한금융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0756_213724_1019.jpg)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호재로 연일 강세를 보였던 금융주가 최근 폭락장에 일제히 무너졌으나, 국내 시장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다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8일 증권가에서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주주환원 확대 추세가 지속되면서 결국 금융주가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각각 전 거래일보다 0.55%, 0.37%씩 상승했다. 전 거래일에는 △KB금융 2.64% △하나금융지주 2.77% △우리금융지주 2.69% △신한지주 0.94%로 상승하며 거래를 마감해 동반 오름세를 시현했다.
앞서 금융주는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달성하고 밸류업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매수세가 몰린 바 있다. 2분기 실적 보고서가 공시된 지난달 말 금융주는 4.6% 급등해 코스피(하락률 2.3%) 대비 약 7%대의 초과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29일에는 장중 한때 KB금융이 9만2400원, 신한금융 6만4200원, 우리금융 1만6960원 등으로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금융지주들의 밸류업 계획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향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금융주, 호실적의 산업주에 더해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신영증권 연구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고배당주와 가치주의 상대적인 강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밸류업 2차 랠리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 밸류업 정책 관련 모멘텀은 연말, 연초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연일 금융주가 고공행진하던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폭락하면서 금융주도 줄줄이 하락했다.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와 제조업지수 부진 등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주는 3.4% 하락해 코스피(하락률 2%) 대비 초과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급락했던 지난주 금요일에만 주가가 약 4.8% 떨어지며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
지난 5일에는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가 각각 전 거래일보다 7.69%, 8.55%, 7.6%, 7.53%씩 내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주가 시장 상승폭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대규모 차익실현이 나와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다음날인 지난 6일에는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이 반등하자 금융주도 다시 상승세를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 3.52% △하나금융지주 1.94% △우리금융 1.22% △신한금융 0.76% 등으로 주가가 올랐다. 다만 이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지난달 29일과 비교해 평균 11.3% 떨어진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금융주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장기 금리가 하락할 경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따라서 증권가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에 따라 금융주 주가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금융주 공통으로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성과 수익성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주는 하반기 이후 순환적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해 밸류업 모멘텀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주주환원 측면의 매력이 금융주의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금융주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나가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안정적인 실적 관리를 통해 자본비율 관리와 주주환원 확대 추세를 지속할 수 있는 은행 선호도가 높다"며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할 때 대형은행이 펀더멘털에서 편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밸류업 프로그램과 이번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주목된다"며 "적정 자본비율이 갖춰진 가운데 잉여자본에 대해 제시한 원칙을 토대로 주주환원 정책의 적극적인 확대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국내 금융주들이 연초 이후 주가가 37.5%나 상승해 시장대비 큰 폭으로 초과 상승했다는 점에서 초기에는 시장 대비 조정 폭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융주의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라는 나름대로 이유 있는 상승세였다"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현재 PBR이 근원 수익성을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초과 하락시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또 "원·달러 환율 하락 지속시 자본비율의 상승 여지가 커지고 향후 주주환원 확대 또한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내달 밸류업지수가 출시되고 오는 10월 은행들의 밸류업 본 공시 등이 주가 하방 압력을 완화하면서 금융주가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