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 베팅에 ‘오버페이’ 반대한 우리은행 응찰 주목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오는 28일로 바싹 다가온 가운데 실사를 마치고 최종 인수 여부에 대한 결정만 남겨놓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6/207692_209973_2329.jpg)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이 오는 28일로 바싹 다가온 가운데 실사를 마치고 최종 인수 여부에 대한 결정만 남겨놓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사업포트폴리오부는 그동안 우선협상대상자로 진행한 롯데손보 실사 결과를 토대로 희망 인수가격 산정과 본입찰 응찰 검토에 나서고 있다.
최대 관건은 최종 가격 협상인데 앞서 JKL파트너스가 2조원대 넘는 희망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시장에서는 1조원대로 현실적 협의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 경영진이 자칫 경영에 부담을 주고 주주의 이익을 해칠 수도 있는 만큼 무리하게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보험업에 진출하려는 의지가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가격으로 실사 결과에 따라 적정하다고 판단한 가격을 넘어 오버페이(과다 지급)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성욱 우리금융그룹 CFO 역시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앞서 신한금융그룹의 옛 오렌지 라이프 인수 당시의 조건을 들어 희망 매각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시점도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위해 사모펀드로 매각된 뒤 롯데 브랜드 사용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8월 전 마무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JKL파트너스는 수익 실현 시기가 다가오고 이 와중에 브랜드 계약을 연장키도 애매해 이번 매각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신한금융그룹의 옛 오렌지 라이프 인수는 ING생명(네덜란드생명) 시절부터 강력했던 고액 종신보험 위주의 수익성 기반에 대한 엄정한 평가의 결과 이뤄진 거래였다. 또 옛 신한생명과의 합병을 전제로 추진돼 인수 이후에도 수년이 걸릴 정도로 세심한 통합작업이 필요했던 만큼 신규 진출을 위한 우리금융의 롯데손보 인수계획과는 완전히 궤도를 달리하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적정 가격으로 가격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관점은 일단 우선협상 대상자로 실사를 벌여온 우리금융 이외에 별다른 잠재적인 대체 인수자가 없다는 상황 때문이다. 더욱이 실사 전 맺은 비밀 유지 각서에 따라 우리금융이든 JKL파트너스든 매각을 주관하는 JP모건 등에서도 향후 가격협상을 예측할 만한 단서가 될 정보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여의도 증권가에서 수년 전 제시된 3조원을 육박하는 희망가격은 거래가 구체화될 수 없을 만큼 현실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손해보험업 재진출을 노리던 교보생명이 시장에서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으나 지주사체제 전환으로 선회하면서 롯데손보를 인수할 의향이 없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M&A시장에 출회된 다른 보험사 매물로는 4곳 정도가 꼽히는데 워크아웃 이후 산업은행의 주도로 매각이 수회 추진됐다가 최종 하나금융그룹의 포기로 원점으로 돌아간 KDB생명이 있다.
또 중국 모기업의 현지 법정관리로 인해 동양생명·ABL생명이 매물로 나온 상태이고 금융당국에서 부실기관에 지정된 MG손해보험 등인데 그에 비해 괜찮은 물건이라는 관점도 존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과 당장 투자수익 실현이 필요한 매도자측(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이 협상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며 “예단하기 힘들지만 상황에 따라 28일 입찰이 아예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순영업수익 가운데 이자이익 비중이 89%로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앞서 증권사 매물을 찾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출범시킨 우리투자증권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반면 작년 11월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시도는 실사가 진행되는 도중 검토단계에서 결렬·중단되고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이 28일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에 응찰할 것인지, 추후 매각가격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