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주가 또 하락 반전
"'묻지마 투자' 유의해야"

소형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용·의료기기 업체 라메디텍이 지난 17일 야심 차게 코스닥 시장에 첫발을 들였지만, 상장 이튿날에 이어 3일차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특히 '높은 공모가' 탓에 개인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코스닥 시장에 따르면 라메디텍은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00원(0.88%) 하락한 2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2만1900까지 떨어져 약세를 보이다가 이후 2만4800원 고점을 찍은 후 다시 내림세를 보이는 등 예상할 수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에도 개장 직후에는 250%까지 급등하며 5만6000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공모가(1만6000원) 대비 8550(53.44%) 오른 2만4550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이튿날에는 2만2700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는 장 마감 후 라메디텍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일 정규시장 중 특정 계좌에서 순매도한 수량이 전체 상장 주식 숫자 대비 2% 이상이었다는 이유로 지정 요건에 해당된 것이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라메디텍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이사, 박성준 대신증권 전무이사,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라메디텍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왼쪽부터),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최종석 라메디텍 대표이사, 박성준 대신증권 전무이사,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라메디텍은 이날 개인 투자자의 단일 계좌에서 20만주의 순매도 물량이 나왔다. 이는 라메디텍의 상장 주식수(865만735주)의 2.3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18일 1일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니 투자에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새내기 종목 주가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는 '높은 공모가'가 꼽힌다. 앞서 라메디텍은 지난달 국내·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종 111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 물량의 99.7%(가격 미제시 포함)가 밴드 상단인 1만27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최종 공모가는 1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특히 지난달에도 상장 종목 중 5곳이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해 책정했다. 이처럼 기업공개(IPO) 시장이 과열되면서 내재 가치에 비해 과하게 높은 몸값이 책정됐고, 이후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 투자자들도 비싼 가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수요예측에서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희망 밴드 상단을 넘기는 초과 베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증권사들이 상장 첫 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높은 가격을 적어내고 있다'는 의심도 나온다. 이는 결국 늦게 참여한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감독당국도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9일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IPO 주관업무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었다. IPO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 관계자도 참여했다. 공모가 산정 관련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주관사마다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랐다.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실적 추정치가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가 'IPO 공모가격 결정 기준 및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증권사는 내부 기준을 세우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IPO 공모주는 고위험 투자로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라며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최소한 그 회사의 사업모델이나 실적전망, 리스크 요소 등은 알고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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