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올리브영 선전에 실적 방어"...CJ푸드빌 선전도 주목할 만 '호평'
자사주 문제, CJ측 "정해진 바 없어"...민감한 오너 대 일반주주 구도 모른 척 보고서 냈나?
올리브영 상장, 이선호 핫이슈에서 상법 개정으로 브레이크...상법 수혜 표현 자체 문제
하나증권이 20일 CJ그룹의 지주격인 CJ에 대한 호평 보고서를 냈다. 다만 3분기 실적 요인에 대해 의미심장한 지적을 제시, 관심을 모은다. 상장 자회사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과 CJ푸드빌 등 비상장사 성장세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을 짚은 것. 투자의견은 매수(BUY)와 목표주가 21만원을 유지키로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1조 1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6657억원을 기록했다"고 소개하고 "상장 자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반적으로 저조했지만, 비상장사인 올리브영과 푸드빌은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풀이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CJ그룹]](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655_278226_739.png)
이 같은 현상은 장차적으로는 CJ라는 종목 자체의 성장 동력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임을 짚은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시대에서 언젠가 아들 이선호씨 승계 매듭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3세 승계를 처리하려면 비상장사 올리브영 지분을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있는 후손들의 이익을 위해 올리브영 가치를 높게, CJ 가치를 낮게 평가할 수 있는 때를 골라 올리브영 합병+CJ와 비율산정 및 주식교환처리 매듭을 통한 합병을 이뤄야 한다.
그런데, 상법 개정 문제로 '비지배주주' 즉 오너 일가나 대주주가 아닌 일반주주 특히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합병 등 이슈에서 침해해서는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뉴 노멀'이 될 전망이다. CJ는 그래서 지금 올리브영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던 상황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소강상태다.
이런 터에 현재는 올리브영 영업력 우수의 덕을 보고 있다고 하는 건 당장 주가 문제엔 호재일지 몰라도, 오너 일가를 보좌해야 하는 그룹 주요부서들로서는 계산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짚은 셈이 된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자회사 중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3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감소했다. 대한통운은 택배와 CL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CJ ENM은 매출 1.3조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나, 전반적으로는 일진일퇴 상황인 셈.
반면 올리브영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인바운드 매출이 전분기 대비 3% 증가에 그쳐 기대만큼 늘지 않았음에도, 온라인과 내국인 중심 오프라인 수요가 크게 확대된 효과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4분기는 올영세일과 블프, 크리스마스가 있는 시기이고 최근 중국과 일본간 갈등에 따른 (반사적) 수혜를 인접국인 한국이 누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효과로) 4분기 매출은 큰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풀이했다.
CJ푸드빌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22.5%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최 연구원은 새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안이 CJ에도 유의미한 수혜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CJ는 보통주 7.3%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고 올리브영도 22.6%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소각 시 주당가치 상승 효과가 크다"며 자사주가 상당한 것이 장점인 것으로 묘사했다. 이어 "특히 올리브영 자사주 소각 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전망과 다소 다르게 CJ그룹 측은 승계 이슈와 그 효과를 저울질하느라 자사주 처리 시점 결단 등에 대해 '정중동' 및 '예의주시' 국면인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CJ 자사주 처리 시기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만 답했다(본지 11월 17일자 <울고 싶은 CJ그룹 종목들...갈 길 먼 ENM, CJ는 이선호 오너리스크에 반사효?> 기사, 같은 날 <이선호, 바이오 '체리피킹' 넘어 '승어부'하려면...요동칠 제당·CJ 주가> 등 참조). 이런 터에 나온 하나증권의 자사주와 상법 개정안 수혜 지적은 회사 전반의 이익에서는 옳은 분석이나, 이재현·이선호 오너 체제의 이익 면에서는 결을 약간 달리해 생각해 볼 문제다. 여러모로 살짝 거북한 보고서를 시치미 떼고 쓴 악동 하나증권의 행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