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수소 산업 대규모 육성… 지역 균형 투자 확대
1차 협력사 대미 관세 전액 지원… 산업 생태계 안정화
전기차 글로벌 마더팩토리 육성… 수출 247만 대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은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076_277138_552.jpg)
현대자동차그룹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 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직전 5년 동안의 국내 투자액인 89조 1000억원보다 36조 1000억원 많은 역대 최대규모로, 연평균 투자액만 25조 4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중장기 투자 계획이 "대한민국을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 도약시키고, AI·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성장에 직접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25조 2000억원 가운데 50조 5000억원은 ▲인공지능(AI) ▲SDV (Software Defined Vehicle) ▲전동화 ▲로보틱스 ▲수소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 투입된다. 이어 R&D 분야에 38조 5000억원, 경상 투자에 36조 2000억원이 각각 배정돼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산 인프라 혁신을 병행한다.
이번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AI'와 '로보틱스'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를 발표하며 차량 내 AI, 자율 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페타바이트(PB)급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AI 데이터 센터 건립과 로봇 행동 데이터를 학습·검증하는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설립을 함께 추진한다.
자체 로봇 제품 생산과 중소기업 위탁 생산까지 담당하는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 조성에도 나선다. 기존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로봇 부품 사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자동차 중심의 국내 제조업 패러다임을 로봇·AI 중심의 첨단 제조 생태계로 전환시키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그룹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8076_277139_614.jpg)
그린 에너지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를 구축,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와 충전소 등 수소 인프라를 조성한다. 아울러 PEM 수전해기, 수소연료전지 부품 제조 시설을 건립해 글로벌 수출형 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정부·지자체와 협의해 AI, 수소, V2X 기술을 접목한 '수소 AI 신도시' 조성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는 전국 각지에서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울산·광주·아산·전주·대구 등 주요 생산 거점에 신차 투입을 대비한 라인 고도화를 지속하고, 내년 울산 EV 전용 공장 준공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기아 역시 경기도 화성에 PBV 전용 전기차 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공급망 안정화'와 '상생 지원'도 이번 계획의 핵심 축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가 올해 부담한 대미 관세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협력사의 유동성 확보는 물론 미국향 수출 경쟁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5000여 개에 달하는 2·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해 운영 자금, 원자재 구매, 해외 판로 개척 등을 포괄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완성차 생산 공장의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전기차 전용 공장을 '글로벌 마더 팩토리'로 육성, 완성차 수출을 지난해 218만대에서 2030년 247만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전동화 차량 수출은 69만대에서 176만 대로 2.5배 이상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협력사 관세 지원, 상생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