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윙 철거 시작… 7월 "건드리지 않는다" 발언과 배치
2억5000만 달러 규모 연회장, 기업 기부금으로 건설
999명 수용 볼룸, 1948년 이후 백악관 최대 구조 변경
![백악관 전경 [PICRYL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5226_244207_617.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정부 기관 승인 없이 백악관 이스트윙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셧다운 20일째인 20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백악관 부지에 새롭고 크고 아름다운 백악관 볼룸을 착공했음을 기쁘게 발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AP통신과 로이터, 더힐(TheHill)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대형 건설 장비들이 이스트윙 건물 외벽을 해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루이지애나 주립대(LSU) 야구팀 초청 행사에서도 "바로 우리 뒤편에서 무도회장을 짓고 있다"며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가끔 소리가 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철거는 약 9만제곱피트 규모의 대형 연회장 증축을 위한 첫 단계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백악관 건물이 손님을 초대하기엔 너무 좁다"며 2억 5000만달러를 투입, 연회장을 증축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 연회장의 수용 인원도 언급하며 "여기가 원래 볼룸이었고, 이 방은 88명을 수용했는데 새로운 곳은 999명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했던 수용 인원 650명보다 확대된 규모다.
이번 공사는 백악관 증축·리모델링을 관할하는 국가수도계획위원회(NCPC)의 리모델링 승인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윌 샤프 백악관 부속실장 겸 국가수도계획위원장은 지난달 회의에서 "위원회가 다루는 건 건축, 건축물 건설에 대한 부분"이라며 건물 철거·부지 정비 작업에 대한 관할권은 위원회에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 부지를 관할하는 국립공원관리청은 이스트윙 건물의 어느 정도가 파괴될 것인지에 대한 언론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증축 작업에 대해 언급하며 "기존 건물엔 영향이 없다. 그 근처엔 있을 거지만, 건드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도 프로젝트 발표 시 "철거되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WP는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 대신, '이스트윙은 여러 차례 개조·변경됐고 1942년엔 2층이 추가됐다'는 대답을 내놨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건설비용 2억5000만달러를 연방정부 예산 없이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 납세자의 비용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며 "백악관 볼룸은 많은 관대한 애국자와 위대한 미국 기업, 그리고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연회장이 완공될 경우, 1948년 남쪽 잔디밭 발코니 증축 이후 백악관에 가장 큰 구조 변경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새 연회장은 백악관 거주 공간 전체보다도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