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고개숙인 김병주 회장
"심려 끼쳐 죄송...사회적 책임 다하겠다"
의원들 "사재출연 등 아무 것도 이뤄진 것 없어" 추궁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홈플러스·롯데카드 사태 등에 대해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국회 국정감사에 처음 출석한 그는 "홈플러스 임직원 및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 국적인 김 회장은 그동안 해외 일정 등을 이유로 국회 출석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아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검찰은 지난 5월 김 회장에 대해 출국 정지 절차를 밟았다.

이 자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는 MBK의 무리한 차입 매수와 경영 전략 부재에서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홈플러스 소상공인과 마트 노동자를 볼모로 정부 지원 얘기만 자꾸 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 "그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생명보험)과 코웨이,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딜라이브 등 인수 때마다 투자와 성장을 약속했지만 투자금 회수만 계속했다"며 "MBK는 기업 고용과 지역사회 지원은 미흡한데 수익 구조에만 너무 연연하는 것 아니냐. 김 회장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가"라고 질문했다.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왼쪽)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왼쪽)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은 "의원님 말씀 잘 새겨듣겠다"고 짧게 답했다. 동석한 김광일 MBK 부회장은 "회생 절차 이후 소상공인에 대한 회생 채권은 전액 변제했다"며 "대기업 회생 채권과 금융 채권자들이 남았는데, 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변제하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의원은 "홈플러스에서 자금 추가 증여를 발표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미래에 수익이 발생해야 시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여놨는데, 결국 이것은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매섭게 추궁했다.

이어 "과거 3000억원 지원도 증여, 보증, 대출 등 다양한 방식이 혼합돼 실제 현금 투자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알 수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협력업체, 채권단에게는 생색내기만 하고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면피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 지적의 취지는 앞서 MBK파트너스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3000억원 재정 지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00억원의 추가 증여를 약속했지만 실질적 지원은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대금 미지급분을 즉각적으로 지급하고 이자분 보전에 대한 약속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사재 출연, 유동성 보강, 입점업체, 노동자에 대한 피해보상계획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이미지.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강서 본사 이미지. [홈플러스 제공]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과의 뜻을 전했을 뿐 사재 출연 등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에 1000억원을 냈고, 집행한 이후 다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뒤 7월에도 1500억원 보증을 서서 그것도 역시 다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추가 지원 계획은 없느냐 본인 책임은 그게 다냐"고 묻자 김 회장은 "지난 9월에 약속한 것이 (추가로) 2000억원을 현금 증여하기로 약속했다"며 "다 합쳐서 5000억원에 대한 금액"이라고 대답했다.

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김병주 회장은 1조원 정도 사재 출연해서 회생할 것처럼 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폐점 구조조정으로 1만명 노동자가 일자리 잃고 납품업체가 1800개가 피해 입을 상황으로 내몰려있는데 알고 있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더해 홈플러스가 연말까지 15개 점포를 폐점하면 2만명의 노동자, 17만명 정도의 홈플러스 관계자가 생활 터전을 잃는다"며 "지역 상권이 붕괴하는데도 무책임하게 거짓말을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무슨 책임을 졌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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