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구치소 특식 제공 없어
변호인 접견도 안돼…하루만 가족 면회 허용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대통령실 제공]

헌정사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치소에서 수감된 상태로 추석 연휴를 맞게 됐다.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초라한 추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쓸쓸한 추석을 보내게 됐다. 설·추석 등 명절 때 나오던 특식도 올해는 제공하지 않는다. 연휴 기간 수형자들의 변호인 접견도 불허돼 부부가 누려온 상대적인 호사도 불가능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수사하고 있는 3대 특검(내란, 김건희, 채 상병)은 연휴 기간 중에 이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내내 구치소에서 머물게 된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송편을 비롯한 명절 음식이 특식으로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예산상 이유 때문이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29조에 따르면 구치소, 교도소 등 수용시설의 장은 국경일이나 이에 준하는 날에 수용자들에게 특별한 음식물을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임의규정이라 의무는 아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는 윤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아이스크림 '설레임'이 광복절 특식으로 나온 바 있다.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특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각계에서 기부하는 과일 등을 간식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김건희 씨가 수감돼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는 송편과 사과, 바나나 등을 받아 수용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는 별도 간식을 지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절 기간 식사는 주 단위로 계획된 구치소별 식단에 맞춰 지급된다. 윤 전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6일 아침식사로 미니 치즈빵과 삶은 달걀, 종합 견과, 두유를 먹게 된다. 점심에는 돼지갈비찜과 유부우동국, 양념고추지가 나오고, 저녁에는 꽁치김치조림과 소고기무국 등이 나온다. 

같은 날 김씨는 아침으로 두부김칫국과 오복지무침, 김자반볶음, 총각김치를 받는다. 점심에는 청국장과 달걀 프라이, 무생채, 비빔나물이, 저녁에는 소고기매운국과 잡채, 열무된장조림, 배추김치가 제공된다. 그나마 잡채는 명절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구치소 수용자 1인의 한 끼당 식사 단가는 1733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연휴 기간인 3일(개천절)부터 9일(한글날)까지는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변호인 접견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 기간에 하루 평균 5.8시간 꼴로 면회했다고 한다. 특히 변호인 접견은 에어컨이 설치된 방에서 교도관 입회없이 이뤄진다. 시간과 횟수에 제한이 없는데, 근무시간을 넘긴 면회도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수형자들은 꿈꿀 수 없는 가히 황제접견이 아닐 수 없다.

통상 명절 때에는 가족 면회 등을 하루 동안만 허용한다. 이에 따라 4일에만 일반 면회가 가능하다. 또 서울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는 이번 추석에 합동 차례와 같은 행사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역대 영부인 최초로 구속된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옥중 메시지를 냈다. 김씨의 변호인인 유정화 변호사는 연휴 시작 전 마지막 접견에서 김씨가 “여러분의 편지와 응원이 아니었다면 이 긴 어두운 터널에서 버티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며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했다. 김씨는 “추석 행복하게 잘 보내시라”며 “여러분을 위해서 저도 늘 기도하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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