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유고브 조사… 한미 교역 "늘려야" 26% "유지" 42%
주요 교역국 중 관세 인상 지지율 최저… 한미동맹 지지는 63% 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4474_243174_258.jpg)
미국인 10명 가운데 1명만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보호 무역 강화 흐름과는 정반대 결과인 셈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는 영국 시장 조사·데이터 분석업체 유고브(YouGov)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를 3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한국에 대한 관세를 "올려야 한다"는 응답률은 10%에 그쳤다. "현 수준 유지"와 "내려야 한다"는 응답률은 각각 33%를 기록했다. 전체 외국에 대한 관세 인상 지지율 15%와 비교해도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요구는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별 관세 인상 지지율을 보면 중국이 2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멕시코 18% ▲캐나다 15% ▲유럽 연합(EU) 14% ▲일본 12% ▲한국 10% 순이었다.
응답자 68%는 "한국과의 무역이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미 교역량에 대해서는 "늘려야 한다"가 26%, "현 수준 유지"가 42%, "줄여야 한다"가 9%로 나타났다. 교역량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많은 국가는 ▲캐나다 38% ▲일본 33% ▲EU 31% ▲멕시코 28% ▲한국 26% ▲중국 14% 순이었다.
KEI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정한 소음에도 미국인들은 강력하고 탄력적인 한국과 파트너십을 지지하고 있다"며 "동맹 정책을 공공 우선순위에 두고, 미국의 번영과 안보에 대한 가치를 전달하며, 민주주의 공동 이익을 강화해 이런 지지를 활용하는 게 현재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제안했다.
응답자들은 ▲일본 71% ▲독일 70% ▲한국 62% 등 동맹국에서의 직접 투자에 대해서도 대다수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반면,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0/234474_243175_753.jpg)
한미 동맹에 대한 지지도 견고했다. 응답자 63%는 "한미 동맹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60%가량은 현 주한미군 병력 수준을 유지하거나, 증원하는 것을 지지했다. "북한이 비핵화하더라도 병력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고 본 응답자도 46%에 달했다.
"유사시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모두 방어해야 한다"고 본 응답자는 47%였다. 불가피하게 한 국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한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비율은 24%, "대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4%였다.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50%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찬성 비율은 20%에 그쳤다. 이는 미국의 확장 억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동맹과 방산 공급망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고 본 응답자는 56%였다. 30%는 방산 기술 공유를 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66%로 높게 유지됐다. 한국 문화가 미국 내 한국의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그렇다" 20%, "약간 그렇다" 40%로 총 6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약간 그렇지 않다"는 5%, "정말 그렇지 않다"는 2%에 불과했다.
긍정적 영향을 주는 한국 문화로는 음식 42%, 영화·화장품·예술작품 각 15%, K-팝과 TV쇼 각 12%를 꼽았다.
북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북한을 호의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11.6%에 불과했다. "북한 비핵화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87%, "인권 문제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85%,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4%였다.
앞으로 10년간 미국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것으로 보는 국가는 ▲러시아 54% ▲중국 48% ▲북한 37% ▲이란 34% 순이었다. "미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잘 다루고 있다"는 응답률은 28%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말인 2020년에는 이 비율이 31%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두 나라를 추가할 경우 어디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일본이 5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독일 41% ▲인도 20% ▲한국 17% ▲남아프리카공화국 12% 순이었다.
미국을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보는 미국인은 지난해 72%에서 소폭 줄어 68%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 과제로는 러시아 66%와 중국 64%가 가장 많았다. 이스라엘 40%, 북한 35%, 이란 27%가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저조했다. 전체 응답자의 33%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49%는 "잘 모르겠다"고 답해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2일 미국 성인 118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 범위는 ±3.34%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