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 6명 내년 3월 임기 만료
양측, 이사회 장악 또 난타전 예고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 경신…주주 환원도 적극적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현장. [고려아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3056_241248_3046.jpg)
지난해 9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기습 공개매수로 촉발된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M&A) 사태가 1년이 지났다.
그 동안 두 번의 주주총회가 있었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는 표대결 끝에 이사회 구도를 11대 4로 만들었다. MBK·영풍이 판정패를 당한 것이다. 하지만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M&A를 포기하지 않고 있어 내년 3월 정기 주총도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19인이다. 4인은 법원에 의해 직무정지 상태로 실제 이사로 활동하는 인원은 15인이다. 이 가운데 6인(최윤범·정태웅·장형진·황덕남·김도현·이민호)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과 MBK·영풍은 본인 추천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치열한 여론전과 주주 설득 작업 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 동안 최 회장 측 인물들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주주들이 홈플러스·롯데카드 사태로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MBK와 환경오염과 대규모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영풍 측이 추천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더 진입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왼쪽부터)장형진 영풍 고문이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 나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TV 유튜브 갈무리, 고려아연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3056_241249_3112.jpg)
특히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이 한국과 미국이 원활하게 관세협상을 타결하는 데 일조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또 다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지난 6월부터 미국에 직접 수출하기 시작하며, 중국의 수출 통제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회사의 실적 역시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높은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 매출 7조6582억원을 달성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3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9%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최윤범 회장의 중점 신사업들이 일제히 매출·이익 증가, 또는 흑자 전환 등을 나타내며 호조를 보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파트너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3056_241250_3122.jpg)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두 번째 자기주식 소각을 예고하면서 지난해 주주, 시장과 약속을 차질없이 지켜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MBK·영풍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대항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약속 이행과 높은 주주환원율(올해 상반기 기준 113.1%) 등으로 지난해 공개매수 직후 유상증자로 다소 떨어진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경영을 시작한 이후 고려아연은 '탄탄한 기업'에서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 도약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며 "비판의 대상이 됐던 최 회장의 신사업도 서서히 궤도에 오르며 이익을 내고 있어 MBK·영풍이 머쓱해진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