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악재에도 2600선 눈앞
큰손 외국인, 다시 삼성전자 매수 시작
증권가, 코스피 예상 범위 2500~2640선 제시

코스피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국면에서도 장중 2600선을 잠시 터치하는 등 2600선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의 여지를 두고 관세 부과 정책을 진행하는 점에서 시장에 학슴효과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오는 20일 10차 변론이 사실상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불확실성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에만 2.74% 오르면서 2591.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21일(종가 기준 2604.92) 이후 4개월여 만에 2600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해 11월 7일(2564.63) 이후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통상 정책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이슈 등으로 인해 최대 피해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가 선 반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위법·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체포영장 집행 불응, 그리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2300선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더니, 지난 13일(2583.17)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98일만에 당선 확정 전의 지수를 넘어서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2/220423_226050_5952.jpg)
지난주 코스피는 기관이 1조3229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412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996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자리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순매수 규모는 301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 보유비중이 지난 3일 49.99%를 기록하며 50%가 붕괴되기도 했다. 그러나 매수세 유입에 13일 이후 50%를 재탈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삼성전자우)도 260억원으로 외국인 순매수 10위에 올랐다
이번주 시장은 미국 물가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가 막바지에 가까워지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날짜는 일단 3월 초중순이 유력해 보인다. 10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절차가 종료되면 약 2주에 걸친 평의를 거쳐 다음달 초중순이면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500~2640포인트로 제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KTV 캡처]](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2/220423_226051_014.png)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았으나 시장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는 캘리포니아 산불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호텔 숙박비, 계란 가격 상승 등 일시적인 요인들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물가가 타나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국내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가 막바지에 가까워지며 정치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정치 불안과 원화 안정은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연기금의 순매수가 코스피의 견고한 흐름을 지지하는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가 가세할 경우 지수의 반등 지속·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관련 리스크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세부 내용 발표에 따른 단기 주가 변동성이 예상되나, 최근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관련 변동성을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가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트럼프는 이번주부터 반도체, 의약품, 자동차 등 매주 개별관세 논의를 예고했다"며 "시장은 예고된 관세 우려에 대한 선반영과 학습 효과로 협상 가능성을 인지한 뒤 본 궤도로 되돌아가는 패턴을 반복 중으로 협상 기대가 존재하는한 금융시장은 단기매물소화 이후 상승 궤도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주요 일정으로는 18일 미국 2월 뉴욕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19일 미국 1월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되고 20일에는 미국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21일에는 미국 2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1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