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수익 대비 주가 높아…실적 상승 여력도 부족"
"중국 내수 비중 높은 기업은 관세전쟁에도 주목해야"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클린룸에서 직원들이 웨이퍼를 들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2/219875_225402_4136.jpg)
세계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미국의 모건스탠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시킨 글로벌 '통상 전쟁'으로 아시아 지역 기술 기반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20%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 기술 기반 기업들은 무역 관련 리스크가 있는 데다 향후 수익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높고 실적 상승 여력도 부족하다면서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을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컴퓨터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인상되고 글로벌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경우 아시아 기술 기업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20% 하락할 수 있다면서, 현재 수익 추정치 컨센서스 역시 너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이 분야 보유 비중을 줄이고, 위험을 헤지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이 분야는 앞으로 투자 수익률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 기술주도 2022년 말 이후 65% 이상 상승했다"며 "이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높아졌으며 주당 순이익 추정치는 의미 있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중국 내수 중심의 반도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좋다고 봤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보다 인터넷과 중국 내수 중심의 반도체 기업을 선호한다"고 전제한 모건스탠리는 "나우라테크놀로지그룹과 SMIC, 화홍반도체 등 중국 파운드리·장비 업체는 내수 비중이 높아 글로벌 무역 긴장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미국이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 등으로 관세 부과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대표적인 대미 수출 흑자 품목인 반도체는 철강과 함께 품목별 추가 관세 부과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하락 싸이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연이은 겹악재로 향후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업황 하락 싸이클이 이제 막 시작되었고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시 본격적인 주가 상승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1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예고에 따라 기존 트럼프 대통령 리스크로 예상된 글로벌 보편관세 부과, 반도체 보조금 축소, 수출 제재,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폐지 우려 등으로 전반적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과 다른 국가 간 의미 있는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배당주나 내수주 위주의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관세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적극적으로 펼 가능성이 있어 중국 내수 관련주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