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반등세 탄 코스피 버팀목은 연기금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장기투자 자금
낮아진 국내주식 비중 높이기 목적도
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 종목 주로 매집
올들어 연기금 평균 수익률 13.5%에 달해

지난해 말 2399.49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가 올해 들어 2500선을 회복하는 데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국내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기소 등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정리되는 상황에서 저평가 매력이 부상한 덕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1조6132억원을 순매수해 금융투자(증권선물)·보험·투신 등 나머지 기관, 외국인, 개인 투자자를 통틀어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크다. 금융투자 창구에서 1조6047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한 것과는 상반된다.
연기금은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하방을 단단히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던 이달 10일과 13일에는 2거래일 연속 2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버팀목 역할을 든든하게 해냈다.
이에 관해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특징적인데, 특히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꾸준하게 매수하고 있다"며 "장기 투자 성격을 가진 연기금은 한국 주식을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국내 증시 소외로 연기금의 해외 주식의 비중이 높아지고 국내 주식 비중이 줄어든 것을 보전하기 위해서 코스피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기금의 해외 주식 비중은 26.6%로 과거 평균(22.0%) 대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주식 비중은 과거 평균인 16.6%보다 낮은 14.1%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연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기금은 한국 시장 비중을 더 이상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연기금의 매수세를 근거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올해 들어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삼성전자를 3514억원, SK하이닉스를 2285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1156억원), LG에너지솔루션(161억원)가 뒤를 이었다. SK이노베이션(934억원), 두산에너빌리티(703억원), 아모레퍼시픽(670억원), 유한양행(537억원), KB금융(491억원) 등도 연기금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올해 들어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3.48%에 달했다. 외국인(19.48%)이나 기관합계(18.98%)에는 못 미치지만 코스피(5.72%)를 크게 웃돈다. 반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0.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