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위, 노태우 일가 비자금 의혹 관련 노소영·노재헌 국세청 고발
"동아시아문화센터 공금 10억원 횡령 의혹... 숨겨진 비자금 1000억 추정"
"노태우 위인 만들기 사업에 수십억 투입... 출판기념회에 120여명 참석"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트센터 나비 제공]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트센터 나비 제공]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이하 환수위)가 22일 국세청 숨긴재산추적팀에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을 고발했다.

환수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쯤부터 노소영, 노재헌 등 노태우 일가에 대한 해외 돈세탁을 통한 불법 비자금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태우 일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공익재단 자금으로 둔갑시킨 뒤 다시 이 돈을 세탁해 핵심 요지 부동산과 해외에 투자한 정황이 적지 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원장은 부동산 매입을 통해 최소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의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환수위는 국세청 숨긴재산추적팀에 낸 고발장을 통해 "국세청은 조속히 노태우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세무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특히 노재헌 원장은 해외와 국내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세탁해 온 것으로 의심된다"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노태우추모재단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공금 10억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이 노재헌 원장 스스로 국세청 등에 보고한 서류에서 확인됐다. 심지어 이 재단에 숨겨진 노태우 은닉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은 무려 1000억원에 이른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노재헌 원장이 유일한 대표자로 대표권 제한 규정에 의해 노재헌 원장 외에는 대표권이 없다고 규정돼 있다. 이 동아시아문화센터는 공익재단이라는 점을 내세워 재단이 노태우 비자금 세탁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환수위는 "지금까지 언론에 드러난 내용과 각종 공시를 통해 드러난 자료만 봐도 노소영, 노재헌이 운용하고 있는 천문학적 자금은 그 용처 등이 여러 면에서 미스터리"라며 "노소영, 노재헌은 노태우 불법 비자금을 관리해 온 사실상의 비자금 상속자들이다. 이들은 이 범죄 수익을 관리뿐만 아니라 증식해 온 공범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환수위는 지난해 10월 14일 "국세청에 노태우 일가 300억 불법 비자금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고발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아직까지 해당 고발 건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환수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고발 건과 이번 고발 건에 대한 조사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소영, 노재헌 등 노태우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촉구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위와 관련해 환수위는 "노소영 관장 등 노태우 일가의 범죄 수익에 대한 탈세 행위가 명백하고 이에 대해 국세청에 고발장이 접수됐음에도 세무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다. 이에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재헌 원장은 '만화로 읽는 인물 이야기 - 노태우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만화책을 제작해 전국 도서관에 배포했다. 이 책이 배포된 도서관 중에는 어린이 도서관도 포함돼 있다.

이에 환수위는 "노 원장이 운영하는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을 운용하며 노태우 위인 만들기를 하고 있다"며 "조선일보 전면 광고, 노태우 위인 전기 만화 등 노태우 일가의 '노태우 위인 만들기 사업'에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이는 물론 지난달 25일 열린 '만화로 읽는 인물 이야기, 대통령 노태우' 출판 기념회에 사용된 비용 역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념회에는 김종인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문희상 전 국회의장, 권영세 의원,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천하람 의원,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약 120명이 넘는 인사들이 참석해 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업적을 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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