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올해 실질 GDP 1.8% 전망…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낮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fee/202501/218386_223561_2544.jpg)
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제시한 2.2%에서 불과 반년 만에 0.4%p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수출 부진과 내수 회복 지연, 건설 경기 침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 국제통화기금(IMF) 2.0%, 한국개발연구원(KDI) 2.0%, 아시아개발은행(ADB) 2.0%, 한국은행 1.9%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하향 조정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 역시 당초 2.6%에서 2.1%로 0.5%p 낮춰야 했다. 올해는 실물 경제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가가 또 다른 악재로 부상했다.
가장 큰 요인은 수출 악화 우려다.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통상 정책 전환에 따른 하방 요인 등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8.2%에서 크게 축소된 1.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수출 부진은 경제 성장에 직접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내수 회복 역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2% 증가에 그쳤던 민간 소비가 올해는 1.8% 증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와 이자 지출 증가 등 소비 제약 요인이 완화되면서 가계 실질 구매력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2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채무와 수수료 등 소상공인의 핵심 비용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작업자가 물건을 옮기고 있다. [뉴스1]](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fee/202501/218386_223562_2622.jpg)
구체적으로 설비 투자는 지난해 1.3% 성장에서 올해 2.9% 성장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첨단 공정 전환 수요, 운송 장비 이연 물량 순차 도입, 통화 긴축 완화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개발(R&D) 예산 확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수요 증가 등으로 지식 재산 생산물 투자도 지난해 0.6% 성장에서 올해 3.8% 성장으로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건설 투자는 지난해 -1.5%에 이어 올해도 -1.3%로 역성장하며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수주·착공 감소 영향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점차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가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예상치 17만명보다 5만명 적은 수치다. 생산 연령 인구 감소 폭 확대와 경기 흐름 약화가 주 원인이다. 2022∼2023년 호조를 보였던 고용은 건설업 감소세가 지속되며 지난해 2분기부터 조정 흐름을 보였다.
올해는 서비스업에서 IT·돌봄 수요 확대로 증가세가 계속되겠지만, 건설업·제조업은 건설·수출 둔화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고령층 경제 활동 확대로 고용률은 올해 62.8%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고용의 질적 개선은 미지수다.
고공 행진을 벌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1.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 등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고, 경기적 요인에 따른 압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기상 여건에 따른 원자재·농산물 가격 변동성·환율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증가 제약이 함께 작용해 8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예상치 900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전환, 글로벌 첨단 산업 경쟁 등 통상 산업 환경 변화는 우리 경제가 헤쳐 나가야 할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