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성 매도세에 '산타 실종'
나스닥 1.49%↓ 마감
매그니피센트7 모두 하락

뉴욕증시가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개선됐다는 소식으로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주가 폭락사태의 여파를 해소하며 일제히 급등하며 오랜만에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의 야경 [픽사베이 제공]
뉴욕증시가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개선됐다는 소식으로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주가 폭락사태의 여파를 해소하며 일제히 급등하며 오랜만에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의 야경 [픽사베이 제공]

크리스마스 연휴가 포함된 주간의 마지막 날 뉴욕증시 3대 주가 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올해 상승폭이 컸던 빅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확대했다. '산타 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3.59포인트(0.77%) 떨어진 4만2992.2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75포인트(1.11%) 떨어진 5970.84, 나스닥종합지수는 298.33포인트(1.49%) 급락한 1만9722.03에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임의 소비재와 기술, 통신 서비스가 1% 이상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부동산도 1% 가까이 떨어졌다.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동반 하락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95% 내린 431.6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M7 기업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는 이날 테슬라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미국 국채 금리(수익률) 상승세를 꼽았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주보다 0.1%포인트 오른 4.6%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4.64%까지 올라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시중 은행의 대출 금리를 좌우하고, 이는 자동차를 대부분 신용 대출로 구매하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달 4일 오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에서 모델들이 '테슬라 팝업스토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달 4일 오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에서 모델들이 '테슬라 팝업스토어'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배런스는 또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올해 4분기 인도량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4분기 인도량을 약 51만대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회사 측의 목표치인 51만5000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그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차익 실현을 하려는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지난달 6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지난 24일까지 7주간 84% 올랐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74% 수준이다.

내년에도 테슬라 주가가 대체로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에 저가형 새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내년 중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 20∼30%의 차량 판매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또 다른 M7 기업인 엔비디아는 2% 넘게 떨어졌다. 이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모두 1%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는 브로드컴도 1.5% 내렸다.

빅테크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넷플릭스가 성탄절 연휴 기간 NFL의 흥행 성공에도 2% 가까이 밀렸고 일라이릴리, 월마트, JP모건체이스도 1% 안팎으로 떨어졌다. 넷플릭스의 NFL 생중계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약 6500만명이 시청해 신기록을 경신했다.

한편, 올해 들어 이날까지 나스닥지수의 수익률은 31.4%에 달한다. S&P500 지수도 수익률 25.1%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익률이 낮은 다우지수도 14%의 수익률 달성에 성공했다.

다만 이날 급락세로 연말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산타 랠리'는 올해 기대하기 어려운 보양새다. 산타 랠리는 통상 미국 증시가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이듬해 1월 첫 2거래일까지 상승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파르나서스인베스트먼츠의 토드 알스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미국은 논쟁적인 선거 주기와 이례적인 시장 역학을 경험한 뒤 집단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강력한 이익으로 마감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시장은 확대되고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S&P500이 내년 7,000 근처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며 "S&P500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은 내년에도 약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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