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외국인' 김병주 회장·투심위 의장, 사실상 전권 행사
대표 업무 집행자와 주요 주주도 외국인
국가첨단전략산업법∙국가핵심기술법상 '외국인 투자' 저촉 가능성
법조계 "외국인 투자 제한 요건에 MBK 해당될 가능성"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도서관 이름은 도서관 건립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이번에 첫 삽을 뜨는 김병주 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 사업비는 675억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도서관 이름은 도서관 건립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이번에 첫 삽을 뜨는 김병주 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 사업비는 675억원이다.

마이클 병주 김(Michael ByungJu Kim), 제이 에이치 부(Jay H. Bu), 브라이언 병석 민(Bryan Byungsuk Min). MBK파트너스의 경영과 투자,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병주 회장, 부재훈 파트너, 민병석 파트너의 영문 이름이다.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이 아닌 외국 국적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병주 회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외국 국적을 활용한 역외탈세 의혹으로 고발을 당한 바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김광일 MBK 부회장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세금 포탈, 탈세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은 뒤 MBK가 국세청에 의해 추징을 당한 사실을 실토하기도 했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MBK 내부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이 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인 김 회장은 모든 투자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과 함께 비토권이라는 거부권까지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인척으로 알려진 부재훈 파트너는 대표 등기임원 중 한 명이고, 민병석 파트너 역시 최고운영책임자(COO)라는 중책을 맡아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MBK가 무늬만 국내 법인일 뿐, 이들이 경영에 있어 지배적인 역할과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 '외국인' 논란에 충분히 휩싸일 수 있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스페셜 시츄에이션 투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투자위원회(Investment Committee)에 김병주 의장과 부재훈 부사장, 스티븐 러(Stephen Le) 파트너, 브라이언 민 최고운영자(COO)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페셜 시츄에이션 투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투자위원회(Investment Committee)에 김병주 의장과 부재훈 부사장, 스티븐 러(Stephen Le) 파트너, 브라이언 민 최고운영자(COO)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MBK가 최근에 밝힌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전체 지분 중 3분의 1은 외국인과 외국 법인이 차지하고 있다. 주요 주주는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으로 이들은 지분 24.7%씩 들고 있다는 것이 MBK 측의 설명이다. 나머지는 세부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국적이 무엇인지 베일에 싸여 있는 우리사주조합(17.4%)과 김병주 회장(17%), 다이얼캐피털(16.2%)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이 외국인인 점과 다이얼캐피털 역시 해외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점을 고려했을 때 MBK에서 외국 관련 지분만 최소 33.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회사에 대한 지배력과 경영 영향력 측면에서도 외국인인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회장은 MBK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으로 모든 투자 사안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투자 단행과 엑시트 결정이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김 회장은 의장으로서 투심위의 모든 결정에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 내부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두 부문 모두에 개입하고 있는 MBK 핵임 임원은 M&A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파트너인 이인경 부사장과 차영수 운영 파트너, 효성 크리스티 탕(Hyosung Christie Tang), 쑤안 얀(Xuan Yan), 신이치 모치다(Shinich Mochida) 등 5명에 달했다.
MBK 내부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두 부문 모두에 개입하고 있는 MBK 핵임 임원은 M&A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파트너인 이인경 부사장과 차영수 운영 파트너, 효성 크리스티 탕(Hyosung Christie Tang), 쑤안 얀(Xuan Yan), 신이치 모치다(Shinich Mochida) 등 5명에 달했다.

특히 김 회장이 비토권(거부권)을 보유한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투심위는 위원회 멤버 3분의 2가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회장을 제외한 모두가 찬성해도 김 회장이 반대 의사를 내면 투자를 진행할 수조차 없다. 그만큼 김 회장이 MBK의 투자 결정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금융투자 업계의 해석이다. 

투심위 구성에 대한 MBK의 해명 역시 의혹을 키운다. MBK는 입장문을 통해 "투심위 멤버들 과반수(즉 절반이 넘는 수)가 한국인"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반대로 나머지는 외국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최근 언론이 보도한 MBK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SSF) 내부 자료를 보면 이런 MBK 측의 해명조차도 신빙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자료와 MBK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투심위 멤버는 모두 외국인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투심위 구성원으로 나와 있는 김 회장과 부재훈 부회장, 민병석 파트너 등 세 명이 모두 외국인이다. 또한 스티븐 러(Stephen Le)라는 이름의 파트너는 국적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거주지가 홍콩으로 전해진다. 러 파트너는 중국 투자에 깊숙하게 관여를 하고 있다. MBK가 중국에 투자한 중국 베이징 렌터카 회사 카(CAR)의 비상임이사로 알려져 있다.

등기임원진에서도 외국인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4명의 등기임원 중 대표 업무집행자는 외국인으로 알려진 부재훈 부회장이다. 핵심 경영진인 C-레벨에서도 외국인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MBK가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C-레벨은 두 명으로 이 중 한 명인 COO가 외국인인 민병석 파트너다. 특히 COO가 기업 운영을 총괄하는 직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이 MBK의 경영과 정책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다.

영풍과 손을 잡고 시도하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해 외국인 투자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주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제18조 2항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에서 정의한 '외국인 투자'에 MBK의 고려아연 M&A가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해석이 법조계와 관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보다 사모펀드 등 자본시장 관련 제도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MBK처럼 외국인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을 '외국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따르면 외국인이 통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미국 기업은 외국인으로 간주한다. 단순한 지분율뿐 아니라 의결권과 경영 참여, 정책 결정 권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통제력을 판단하는 것이다. MBK처럼 주주 구성과 경영 참여·정책 결정 권한 등에서 외국인의 통제력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외국인 통제 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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