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취약한 오너 3~4세 승계 기업들 위기감 고조
한 시민단체 김병주 회장 소득세 탈루 주장 등 국감서 논란
적대적 M&A 시도로 정치권도 반감 커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도서관 이름은 도서관 건립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이번에 첫 삽을 뜨는 김병주 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 사업비는 675억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4일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도서관 이름은 도서관 건립비용 중 절반에 달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이번에 첫 삽을 뜨는 김병주 도서관은 서대문구 북가좌동(34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 규모로 건축된다. 총 사업비는 675억원이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가능성이 높아지며 관련 기업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재계 3~4세로 넘어가면서 경영권 방어가 취약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실제 수익은 해외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 흘러 들어가는 MBK의 특성 상 세금조차 대부분 해외에 납부하면서 이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역외 탈세와 추징 등을 둘러싼 진위 논란 역시 계속 불거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은 지난 2021년 탈세 혐의로 고발을 당했고, 이후 국세청 조사와 함께 수백억원의 추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매각 후 성과보수 1000억원을 받고도 소득 신고를 장기간 누락했다는 것이 당시 김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다. 이와 관련해 김광일 MBK 부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MBK가 추징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는데, 김병주 회장 관련 사안인지 여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미국 국적인 김 회장이 대부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한국에서 하고 있음에도 개인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주장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 회장 개인의 탈세 논란뿐 아니라 MBK의 경영 능력도 여러 차례 시험대에 올랐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며 노동조합과 갈등이 계속됐는데, 최근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쪼개기 매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단]

특히 MBK파트너스가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을 상대로 적대적 M&A에 나서면서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 말 한국앤컴퍼니에 이어 9개월 만에 또다시 대기업 경영권 사냥에 나서면서 재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재계를 겨냥하겠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꺼내면서 재계·산업계, 나아가 정치권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홍콩 투자은행(IB) 전문 매체인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AVCJ) 인터뷰에서 "역동성을 추구하는 한국 시장은 (기업 지배구조) 변화가 조금 더 빠를 것 같다"며 "우리는 그 변화의 주체 중 하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소유 기반이 취약한 일부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MBK발 적대적 M&A 시도가 지속될 것이하는 전망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오너가 3~4세 경영인으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지배력이 취약해진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18일 MBK는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까지 50억 달러(약 7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6호 바이아웃펀드 목표액의 약 70% 이상으로 중동 등 해외 큰손들이 출자자의 대부분으로 중국과 중동 등 사실상 해외 자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MBK가 시은 '검은 머리 외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실제 미국 국적인 김 회장과 MBK의 주요 임원들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도 이러한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MBK의 행보는 과거 국내 대기업들을 공격했던 론스타와 소버린의 악몽을 연상시킨다"며 "MBK가 외국 투기자본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외국계 자본으로 구성된 사모펀드에 대해 국내에서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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