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금융접근성 제고 공감의 장' 개최
5년간 점포 수도권 708개ㆍ비수도권 481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며 점포 축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거래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금융업계가 책무를 충분히 고민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을 개최해 은행권의 점포폐쇄 현황과 향후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금융환경 변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 제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함께 노력하는 취지도 더해졌다.

최근 국내에서는 고령화, 디지털화, 수도권 집중 등이 심화되면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보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은행 점포 수는 총 5690개로 점포 감축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시행하면서 감소세가 둔화됐으나, 연말까지 예정된 점포폐쇄를 감안할 시 지난해 감소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국내은행 점포는 시중은행(52%) 위주로 수도권(53.7%)에 집중됐으며, ATM도 시중은행(59.9%)과 수도권(56.4%) 위주로 분포하고 있다. 반면에 비수도권은 점포와 ATM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금융접근성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접근성은 필요할 때 적절한 비용으로 금융서비스에 접근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소비자의 연령, 장애, 지역, 소득, 지식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금융접근성의 적정성이 평가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국제적으로도 포용금융이 강조되면서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 보장이 감독기관의 주요 책무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과제를 적극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특정 권역에서 먼저 도입된 우수 제도를 가급적 여타 업권으로 확대함으로써 금융권 전체의 접근성 수준 제고를 유도했다.

이 원장은 "취약한 금융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되는 현상이 일견 불가피한 추세로 볼 수도 있으나, 금융산업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고려할 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접근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금융산업에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5년여 간 약 1000개의 점포가 사라지고, 약 1만개의 ATM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금융업계가 이러한 책무를 충분히 고민하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본래 취지에 맞게 충실히 이행하고 공동점포, 이동점포와 같은 다양한 대체수단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고령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의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금융 단체장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금융 단체장들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은행 점포는 총 1189개가 폐쇄됐으며, 4대 시중은행이 전체 폐쇄 점포의 69%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26.3% △우리은행 24% △신한은행 22.9% △하나은행 18.8% 순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경영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접근성 보장 등 사회적 책임을 균형있게 고려한 점포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단기 비용절감 우선 전략은 향후 고객 이탈 등 은행의 중장기 수익 기반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아울러 은행연합회와 은행권은 공동 '대체수단 활성화 TF'를 구성해 점포 대체수단 설치 협의절차, 비용 분담원칙에 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향후 금융당국은 인공지능(AI) 점포 등 은행권의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적 지원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이번 자리를 계기로 금융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6개 금융협회장들은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관행 개선 및 인프라 확충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점포 축소에 따른 불편 최소화를 위해 창구제휴, 공동ATM등의 대체수단을 적극 강구하고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보조수단 운영과 고령자 교육확대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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