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이날 SPA계약내용 보고 예정…‘부당대출사태’ 부담 커져
반대주장 많으면 비은행부문 강화하려던 M&A전략 원점 회귀할 듯 

우리금융그룹이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를 위해 매도인측에 제시할 SPA(주식매매계약)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나 무산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를 위해 매도인측에 제시할 SPA(주식매매계약)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나 무산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28일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패키지 인수를 위해 매도인측에 제시할 SPA(주식매매계약)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나 무산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장실사를 1주 추가 연장한 사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터지면서 현 경영진을 겨냥한 금감원의 현장검사와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임 회장에 대한 제재 및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대출비리 수사가 M&A 추진과는 별개 사안이라고 하지만 막판 인수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터진 중대 이슈인 만큼 이번 인수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금융사고에 대한 보고 의무를 규정한 은행법 관련 조항을 위반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 제재방침을 밝힌 것도 큰 부담이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금감원의 현장검사에 이어 27일 우리은행 본점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겹쳐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이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지난주 현장실사를 끝내고 다자그룹에 제시할 인수가격을 확정하는데 전체 지분 인수를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기업가치는 1조7000억원, ABL생명이 2000억원대로 평가를 받은 상황이다. 매각 대상이 동양생명 지분 75.34%, ABL생명 지분 100%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양생명 매각가는 1조2750억원으로 산정돼 패키지 인수가는 총 1조4750억원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이번 M&A 거래에 대한 반대의사가 많거나 ‘오버 페이(Over Pay)’를 이유로 가격 재협상을 요구할 여지도 있어 거래가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임 회장이 실사를 마친 뒤 롯데손보 인수를 포기한 대신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 의지를 보였고 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 없이 실사가 끝난 만큼 긍정적인 기대도 남아 있다.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ABL생명을 연말까지 매각하고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가격 협상에서 우리금융에 유리한 여건이 전개됐던 양상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와중에 당장 해결할 사안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M&A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연루자 제재는 물론 이례적으로 이복현 원장이 직접 나서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에 대한 기관제재와 현 경영진 책임까지 거론하고 있다.

설사 우리금융이 이번 거래를 성공시키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당국의 합병 인가에서 좋은 결론이 나오지 어럽다는 점에서 최종 무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참고로 금융당국의 기관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기관경고 이상 제재를 받으면 최소 1년부터 3년까지 금융사 인수가 사실상 금지된다. 또 금융감독규정에서는 금융사 대주주 요건으로 최근 1년간 기관경고를 받지 않고 최근 3년 시정명령과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 제재를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