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내부통제로 “우리금융 경영진 더 이상 못 믿겠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불구 무개념 대응 일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 이미지 [금융감독원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613_214759_137.jpg)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무개념 대응에 나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격탄을 날려 주목받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해 늑장 보고 논란과 지적받은 내부통제에 대해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며 여론 호도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금감원의 발표 직후 심층분석을 위해 준비하던 과정에서 금감원이 현장점검에 나서자 해당 자료를 넘겼고 늑장 보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강변했다. 심지어 당시 내부 조사에서 여신업무 소홀에 불과해 별도로 감독당국에 보고하거나 사법기관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금감원에서 이번 사건을 공개하자 부랴부랴 수사당국에 ‘배임 혐의’로 연루자들을 고발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 회의 석상에서 “우리금융 경영진의 행태를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월 이복현 원장은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개선 등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임종룡 회장이 벌이는 경영전략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런 이 원장의 평가가 불과 5개월 만에 못 믿을 수준으로 추락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수많은 대형 금융사고로 지탄의 대상이 된 회사에서 금융감독당국을 상대로 적반하장식 대응에 나서자 아연실색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왕적 권한을 쥐었던 손 전 회장의 입지를 고려할 때 중대한 사안이었으나 늑장 대응을 넘어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3월과 5월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에 대해 자체 검사를 진행했다면서도 금감원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우리은행은 신용평가, 여신심사에 대한 소홀로 파악해 중대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그동안 수차례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뚜렷한 불법 행위가 발견되지 않아 사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는데 이번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에서도 비슷한 대응이 나온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작심하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 직격탄을 날린 배경에는 무책임한 대응과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익척 부당대출이 버젓이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임 회장의 임기에도 이뤄졌던 전직 회장을 둘러싼 비리 내지 배임 의혹을 덮어두려는 심사였는지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계열사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 대해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경영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잇따르는 심각한 금융사고에도 사건을 호도하려는 행태가 해당 금융기관은 물론 우리나라 금융권 전체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