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과잉 공급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심리 자극 경계해
“가계부채 위험 시그널 막아야”…‘영끌족’에 경고 메시지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3.50% 동결 직후 “물가수준만 놓고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자료 이미지 [한국은행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591_214731_4413.jpg)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3.50% 동결 직후 “물가수준만 놓고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더 커졌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통화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함께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따른 것임을 명확히 밝힌 대목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내수 부진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이 시그널을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어 현재는 금리 동결이 좋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나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앞으로 3개월 안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라고 내부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특히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되는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까지 시차가 필요하고 3개월 안으로 올해 12월까지는 금융시장 안정에 유의하는 것이 안정적인 정책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 달러/원 환율 상승 가능성을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너무 늦어지면 내수 회복이 지연돼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할 위험이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경제발전 방향에서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고 정부 정책금융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대출해야 할 통화량이 늘어나는 위험이 있다는 발언도 뒤를 이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미 부동산 가격 상승이 현실화됐다”면서 “이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출로 집을 사는 ‘영끌족’에 대해 “이번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며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