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에 수혜주로 부각...20일 '환율하락=증시 강세' 공식 재성립
하나증권 "환율 하락으로 금융사 자본비율에 긍정적인 효과 기대돼"
![금융 초점 이미지. [파이낸셜포스트 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453_214548_4141.jpg)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금융주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달러/원 환율 하방 압력에 따른 은행 손익과 자본비율 상승이 금융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내린 1333.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 21일 1322.4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하면서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 이날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현지시간 지난 19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 오른 4만896.5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5608.25와 1만7876.77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 지수 모두 올해 들어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강세를 나타내 '환율-주식시장'간 연계 공식이 지켜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보인다는 공식이 통용돼왔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2696.6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어 코스닥도 787.44로 장을 마쳐 전 거래일보다 1.28% 상승했다. 반면 지난 19일에는 달러/원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11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지수 역시 0.8%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하락=증시 강세' 공식이 깨졌다는 섣부른 관측도 나왔으나 하루 만에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해당 공식의 신뢰성을 높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국내 증시에서 특이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환율과 주식시장간 공식이 올해 잘 작동되지 않는 이유는 3가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환율과 주식시장 공식은 이미 연초부터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보다 엔 캐리 청산에 따른 불안과 관련된 달러/엔 환율 변화를 확인해가는 작업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서 '환율-주식시장' 공식이 그대로 반영된 이유로는 완화된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손꼽히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 모두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는 "6개월간의 연간 상승률은 더 이상 경기침체 시그널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하 개시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기 때문에 오는 9월 잠재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적절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래프 이미지 [픽셀스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8/211453_214549_4437.jpg)
하나증권은 금융주가 환율 하락의 나비효과로 인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자본비율이 상승하면서 주주환원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금융주 수혜 이유로 들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하락은 손익상으로도 외화 환산손실 방지는 물론 위험가중자산과 이자수익자산 등 평가가치를 조정해 자본비율과 NIM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또 "미국이 금리인하 추세로 진입하면 달러/원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며 "자본비율 상승에 따른 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주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 연구원은 "금융주는 오는 9월 밸류업지수 출시, 10월 은행들의 밸류업 본 공시에 따른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며 "비중확대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금융주는 전주 대비 평균 2.5%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비중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한 주동안 주가가 5.1%나 올랐다.
하나증권은 이달 MSCI Korea 리뷰에서 우리금융 유동비율이 0.85로 상향 조정되면서 272억원의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로 국내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 기대감이 상호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가 올해 2분기 전반적인 호실적을 기록한 뒤 주주환원 기대감까지 반영되며 강세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