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상황인식·대응 태도에 ‘직격탄’…원칙 입각해 엄정히 대응
“제왕적 권한 가진 전 회장 친인척에게 수백억원 부당대출 실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논란에 대해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 이미지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논란에 대해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 이미지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논란에 대해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 회의를 주재하면서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와 은행 경영진의 상황인식과 대응 행태를 이같이 질책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대응을 회의 참석자들에게 주문했다. 특히 이복현 원장은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사건은 제왕적 권한을 가진 전직 회장의 친인척에게 수백억원의 부당대출이 실행되고 그 결과 대규모 부실이 발생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은행 내부 시스템을 통해 사전 인지할 수 있었어야 하고 엄정한 내부감사를 통해 적극 조치해야 한다”며 “기관 자체의 한계로 문제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계좌추적권, 검사권이 있는 금융당국이나 수사기관에 신속히 의뢰해 진상을 규명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이같은 지적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경영진의 책임을 운운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인 뒤 입장을 바꿔 적절한 대응을 취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이 자신의 친인척 관련 대출을 전혀 몰랐다는 몰상식한 발언까지 옹호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에서 이번 부당 대출 사건에 대해 심사 소홀 이외에 뚜렷한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항변하는 태도를 질타한 것이다.

특히 금감원이 관련 정보와 제보를 통해 검사를 진행해 사건의 면모를 밝힌 것을 우리은행에서 철저한 내부통제로 미리 파악해 추가 심층 감사를 진행하려던 찰라 금감원에 자료를 넘겼다는 식으로 강변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사실상 우리은행에서 늑장 보고를 해놓고도 경영진이나 내부통제에는 문제가 없다는 변명으로 문제와 논란의 핵심을 피하려는 태도가 이복현 금감원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 원장은 금감원 각 부서에 우리은행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유사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가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력한 법적 권한을 행사해 엄정한 잣대로 감독업무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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