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락하며 장을 마쳤다. 경기침체 우려감이 형성된 상황 속에서 실업률까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투심이 얼어붙은 결과로 해석된다.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떨어진 가운데 애플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덕분에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0.71포인트(1.51%) 떨어진 3만9737.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100.12포인트(1.84%) 떨어진 5346.56,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장보다 417.98포인트(2.43%) 급락한 1만6776.16에 장을 무마리했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세를 탔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결과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 이어 이날은 예상보다 빠르게 식고 있는 고용시장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치인 4.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반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또한 시장 예상치 17만6000명 증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직전월 수치인 17만9000명 증가와 비교해도 고용 시장 냉각이 확연히 눈에 띈 셈이다.
이에 뉴욕증시도 즉각 반응한 것이다. 고용 불안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빠르게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날 실업률 상승으로 미국 경기침체 가늠자 중 하나인 '삼의 법칙'도 발동됐다. 삼의 법칙이란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7월 실업률 결과로 미국 실업률의 최근 3개월 이동평균치와 앞선 12개월 중 기록했던 최저치의 괴리를 산출한 결과 0.53%포인트로 집계됐다. 최소한 삼의 법칙 기준으로는 미국 경기가 침체에 진입했다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9년 정립했던 클로디아 삼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50년부터 미국에서 발생한 11번의 경기침체 중 1959년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삼의 법칙이 들어맞았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7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 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확률을 71.5%까지 높여서 반영했다. 고용 보고서가 나온 직후 58%까지 치솟았던 9월 50bp 인하 확률은 마감 무렵 70%도 상향 돌파한 것이다.
이에 따라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25bp 인하될 확률도 45.9%로 뛰었다. 이날 처음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한 125bp 인하 확률은 이제 100bp 인하 확률보다 시장에서 더 가능성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별 종목으로는 애플과 아마존 그리고 애플이 눈에 띄었다.
인텔은 실망스러운 실적과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한 여파로 26% 폭락하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주가도 10년 넘는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아마존은 예상보다 못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9% 가까이 급락한 반면 애플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덕분에 0.69% 오르며 급락장에서 선방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는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ASML은 8.41% 급락했고 어도비도 3.70% 밀렸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7% 넘게 떨어졌다.
은행주도 경기침체 우려감을 피하지 못하고 매물 폭탄을 맞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9% 떨어졌고 웰스파고는 6.4% 급락했다. JP모건체이스 역시 4% 넘게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