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가계대출 불안…美연준의 금리인하 신중론도 영향 미친 듯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3.5%로 또다시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자료 이미지 [한국은행 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407/208755_211315_2951.jpg)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3.5%로 또다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관리 수준인 2%에 근접하고 있으나 최근 불안한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상황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도 물가 상승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만큼 한은 역시 금리 인하에 신중히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진행해 현행 기준금리를 변동 없이 연 3.5%로 결정했다. 한은은 작년 1월13일부터 무려 1년6개월간 총 12회에 걸쳐 역대 최장 기준금리 동결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다음 금통위는 오는 8월22일 열리는데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최근 환율과 가계대출 문제, 무엇보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중동지역 전운 고조로 17개월 만에 1400원대로 급등한 바 있는데 최근까지 1380원대에서 횡보를 거듭하는 모양새다. 또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위주로 주택 거래량이 가격도 오르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며 늘어나는 가계대출 문제도 금리를 동결한 배경이 되고 있다.
만일 금리가 떨어지면 주택가격 폭등세와 가계대출 열풍이 재연될 소지가 많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6조3000억원에 달해 작년 8월 7조원을 기록한 뒤 10개월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더욱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폭은 26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2021년 상반기 30조4000억원이었던 최근 3년만에 최대 기록인 셈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도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FRB 의장은 최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물가 하락세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더 나와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못박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