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참여 금액 약 82조원
상장 후 시가총액 3조7071억원 전망
내달 8일 코스피 상장 목표
회사 관계자 "고평가? 오히려 프리미엄 받아야…" 자신감

HD현대마린솔루션이 CES 2024에서 공개한 AI(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해양 데이터 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Wise)의 화면 모습. [HD한국조선해양 제공]
HD현대마린솔루션이 CES 2024에서 공개한 AI(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해양 데이터 솔루션 ‘오션와이즈’(OceanWise)의 화면 모습. [HD한국조선해양 제공]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대표이사 이기동)이 지난 16일~22일 5일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 공모밴드 가격(7만3300원~8만3400원) 상단인 8만3400원에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 기관 1805개, 해외 기관 216곳 등 총 2021개 기관이 참여해 총 9억8451만1800주를 신청했으며 경쟁률은 201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참여주식 수를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요예측 참여 금액은 약 82조원으로 올해 현재까지 최대 규모의 '딜(Deal)'이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전체 참여 물량의 100%(가격 미제시 3.27% 포함)가 밴드 상단인 8만34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특히 일정 기간(15일~최대 6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45.1%에 달하며 이 역시 올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3조7071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연구·개발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박 애프터마켓(AM)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친환경 개조사업의 역량 확대와 선박 디지털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1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스피 시장 상장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왼쪽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박후식 상무이사, 김정혁 상무이사, 조성헌 전무이사, 이기동 사장, 윤병락 전무이사, 민산 상무이사, HD한국조선해양 성기종 상무이사.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HD현대마린솔루션이 1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스피 시장 상장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왼쪽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박후식 상무이사, 김정혁 상무이사, 조성헌 전무이사, 이기동 사장, 윤병락 전무이사, 민산 상무이사, HD한국조선해양 성기종 상무이사.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사업 경쟁력과 성장성에 대해 높게 평가해 주신 기관 투자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25일~26일 일반 청약을 거쳐 내달 8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UBS, JP모건이며, 공동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다. 인수단에는 삼성증권과 대신증권도 포함됐다.

◇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가파른 성장세

지난 2016년에 출범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요 사업 영역인 선박 AM 서비스를 중심으로 선박의 탈탄소, 디지털화 등 전 세계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차 확장했다.

2017년 매출은 2403억원이었으나, 이후 연평균 3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매출 1조430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14.1%를 기록했다.

회사의 가파른 성장세는 ▲차별화된 AM 솔루션 사업모델 ▲조선 산업 사이클 영향을 최소화한 독자 사업모델 구축 ▲글로벌 선박 친환경 트렌드 ▲효율적 자본 운용 전략에 기인한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글로벌 2행정(2-stroke) 선박 엔진 시장의 약 85%를 점유하고 있는 만에너지솔루션(MAN Energy Solutions)과 약 14%를 차지하고 있는 빈터투어가스앤디젤(WinGD)의 엔진에 대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6개 기업에 불과하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셰브론이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16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아시아 에너지호(Asia Energy).
HD현대마린솔루션과 셰브론이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16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아시아 에너지호(Asia Energy).

이와 더불어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4행정(4-stroke) 엔진인 ‘HiMSEN’에 독점적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4행정 선박엔진 시장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 1위 엔진인 ‘HiMSEN’의 순정부품 조달이 가능한 유일한 기업이다. 엔진 외 부품에서도 시장 내 유일한 원스톱숍(One-stop-shop) 서비스를 통해 방대한 인프라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선박 부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핵심 사업은 업황 사이클에 민감한 조선 산업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회사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조선 업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해 왔다. 

글로벌 선박의 친환경 트랜드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가파른 성장에 일조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약 1,000척의 선박 개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검증된 턴키(Turn-key) 방식의 프로젝트 수행이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는 가스 솔루션 개조와 선박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견조한 성장이 기대된다.

회사는 적은 자본지출(CAPEX)로도 높은 성장세를 달성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 지출은 61억원에서 26억원으로 감소하였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77억원에서 1조4305억원으로 약 31.5% 성장했다. 특히 핵심 사업은 동기간 연평균 21.6% 성장하며 효율적인 자본 운용을 실현했다.

이를 기반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 핵심 사업의 매출액 대비 이자 및 세전 이익(EBIT) 마진율은 지난해 기준 23.8%를 기록했다. EBIT 마진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의 운영이 매우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회사 관계자는 "23.8%의 EBIT 마진율은 업계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일반적으로는 소프트웨어나 첨단 기술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4개 해외 법인과 6개의 지사, 수십개의 주요 기술 서비스 파트너사를 구축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해외 매출액은 2019년 약 4400억원에서 지난해 약 9900억원으로 연평균 22.0% 성장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1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스피 시장 상장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왼쪽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박후식 상무이사, 김정혁 상무이사, 조성헌 전무이사, 이기동 사장, 윤병락 전무이사, 민산 상무이사, HD한국조선해양 성기종 상무이사.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HD현대마린솔루션이 15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스피 시장 상장에 따른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왼쪽부터) HD현대마린솔루션 박후식 상무이사, 김정혁 상무이사, 조성헌 전무이사, 이기동 사장, 윤병락 전무이사, 민산 상무이사, HD한국조선해양 성기종 상무이사. [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한편, 지난 15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모가의 고평가 논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조선업 외 에너지 등 이종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와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정혁 HD현대마린솔루션 상무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투자자들과 만나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질문이 나온 곳은 한 두 군데에 불과했다"며 "해외 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에 대해 국내에서처럼 논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HD한국조선해양 소속 성기종 상무는 "회사의 고성장, 고수익, 높은 안정성 등을 놓고 봤을 때 경쟁 우위를 따지자면 지금보다 프리미엄을 더 받아야 한다"며 "정확한 비교 분석없이 공모가가 높다고만 이야기하는 것은 좀 더 분석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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