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연회ㆍ식음 부문 물적분할…한화家 3남 김동선 공 들이는 한화푸드테크서 흡수합병

레이저 각인 협동로봇을 보고 있는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 [한화로보틱스 제공]
레이저 각인 협동로봇을 보고 있는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 [한화로보틱스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남인 김동선 부사장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는 있다.

이번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연회ㆍ식음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푸드테크에 흡수ㆍ합병하기로 결정한 것. 한화푸드테크는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ㆍ한화호텔앤드리조트ㆍ한화로보틱스 부사장이 신사업 추진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맏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작은형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 비해 다소 늦게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종횡무진하며 대내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다방면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입지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연회ㆍ식음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푸드테크에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두 회사가 각 사업 부문에 집중하게 해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쟁력과 사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푸드테크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연회ㆍ식음 관련 사업부문이 각각 1대 0의 비율로 합병된다. 분할합병은 다음달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7월 1일까지 마칠 예정이다.

한화푸드테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회사다.

김 부사장은 한화푸드테크를 통해 식음현장에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로보틱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로보틱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한화로보틱스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스마트팩토리·자동화산업전(Smart Factory Automation World)에 진행한 로봇의 와인 브리딩 기술 참관하면서 다양한 기술개발을 독려하기도 했다.

당시 모션캡처 기술을 통해 특급호텔인 더 플라자 김슬기 소믈리에의 디켄팅(decanting·불순물 제거를 위해 와인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것)과 브리딩(Breathing·와인을 돌리며 공기 접촉)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협동로봇을 선보였다.

김 부사장은 와인 브리딩 기술 등을 보며 "서비스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 부사장은 "고객들이 기술 변화를 직접 실감할 수 있는 서비스 현장에 차별화된 기술을 지속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산업현장의 효율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협동로봇 개발에도 힘써달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성사된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 '스텔라피자(Stellar Pizza)' 인수를 주도하는 등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한화푸드테크와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오토메이션(Serve Automation)은 자산 양도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 2월 29일 모든 계약 절차를 마쳤다. 이번 인수는 한화푸드테크의 미국 법인인 ㈜한화푸드테크글로벌(Hanwha Foodtech Global inc)이 진행했다.

㈜서브오토메이션은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세계적인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9년 설립했다. 창업자는 스페이스X에서 로켓과 위성용 배터리 시스템을 연구 개발한 벤슨 차이다. 이번 계약 체결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이 직접 미국 현지를 여러 번 오가며 공을 들인 끝에 성사됐다.

한화푸드테크는 자산 100% 인수와 함께 CEO 벤슨 차이를 포함한 경영진과 핵심 기술진 일부를 고용 승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스텔라피자는 물론 식품산업의 첨단화를 목표로 삼은 한화푸드테크의 기술 역량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텔라피자는 피자 로봇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12인치 크기의 피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은 5분 남짓이다. 여러 건의 주문을 연달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조리가 시작되면 1분에 한 판 꼴로 피자가 완성된다.

한화로보틱스는 이달 CJ프레시웨이와 푸드서비스 자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고, 2월 출범한 한화푸드테크와 함께 다양한 푸드테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맏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작은형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 비해 다소 늦게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며 대내외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의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로보틱스 협동로봇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사업을 넘나들며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에서 미래 신수종사업인 로봇사업의 중책을 맡으면서 활동 반경이 크게 넓어진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룹 지주사인 ㈜한화 모멘텀 부문에서 분사해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고객 대상 서비스 로봇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푸드테크(Food Tech) 부문 기술을 강화해 공동 사업 참여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현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유통과 로봇 모두 김 부사장이 직접 챙기는 영역으로, 두 사업 간의 시너지를 도모했다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로봇뿐 아니라 유통부문에서도 신사업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식품 매장에서는 미국 유명 수제버거 '파이브가이즈'의 두 번째 매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이 국내에 야심차게 들여온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다. 김 부사장의 '유통 데뷔작' 파이브가이즈가 흥행 돌풍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3일 이안 로스 멕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운영 총괄 부사장(왼쪽부터),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이사,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차지혜 파이브가이즈2호점 점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나명식 현대백화점 부사장, 김창섭 현대백화점 전무, 크리스 굿차일드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날 디렉터가 파이브가이즈 여의도 오픈을 기념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13일 이안 로스 멕켄지 파이브가이즈 아시아태평양 운영 총괄 부사장(왼쪽부터), 오민우 에프지코리아 대표이사,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차지혜 파이브가이즈2호점 점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나명식 현대백화점 부사장, 김창섭 현대백화점 전무, 크리스 굿차일드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날 디렉터가 파이브가이즈 여의도 오픈을 기념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면서 2대 주주 위치를 공공히 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율 1.47%에 달해 한화솔루션(1.37%)을 제치고 2대 주주에 등극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김 부사장은 이달 15일부터 19일까지 갤러리아 주식 15만주를 취득해 지분을 2.07%(우선주+보통주 합산)까지 확대했다. 한화갤러리아 최대 주주는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36.15%)다.

올해 1월 1일자로는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해외사업부문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기존 그룹 내 유통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에 더해 지주사에서도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이달 현재 지분 1.64%(160만3892주)를 갖고 있다. 기존 125만주에 지난해 2월 모친인 서영민 여사의 별세로 주식을 추가로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이 올랐다.

김승연 회장을 힘을 실어주고 있다. 5년 4개월 만의 침묵을 깨고 두 번째 현장행보에 나선 곳도 김 부사장이 주력으로 하는 한화로보틱스다.

김 회장은 이달 5일 경기 판교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로봇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한화그룹의 로봇 부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는 미래 핵심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로봇 분야 선점을 위해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2017년 주력 제품인 협동로봇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기반의 다양한 첨단기술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승연 회장은 "사람과 로봇의 협업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룹 내 로봇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로봇은 우리 그룹의 중요한 최첨단 산업"이라면서 "그룹의 발전을 위해 여러분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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