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힘주는 KT&G, 국내 정책 불안 우려에도 수출 효과 '주가 촉각'
현재 14만원선, 애널리스트들 17만원 이상 올려잡기...'목표주가 신바람'
국제통 방경만, 부임 첫해부터 실적으로 압도...이번 3Q 실적도 호황 시장 好好
행동주의 펀드 몽니 가능성 등 리스크 남아...방경만 주주친화정책 방어력 관건
![하얀 상의가 방경만 KT&G 사장이다. 그는 취임 직후인 작년 5월 대만을 방문, 현지 KGC인삼공사 시설을 순시했다. 인삼공사는 KT&G 자회사다.[사진=KT&G]](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7882_276743_4847.jpg)
방경만 KT&G호(號)가 글로벌 담배시장이라는 대양을 순항 중인 가운데, 인도네시아 및 몽골에서 온 호재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KT&G 투자자들은 실적이 우수한 가운데 해외사업의 성공적 토대닦기까지 이뤄지는 데 고무적인 모습이다.
KT&G는 이달 들어 몽골 시장에서 '마이온'을 론칭하며 현지 소비자 반응과 제품 경쟁력, 유통 효율성 등의 다각도 점검에 나섰다. 몽골을 일회용 전자담배(마이온)의 핵심 테스트 베드로 삼고,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 전초기지로 활용할 태세다. 한편, 이달 말까지 인도네시아 신공장이 완공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어와 있다. KT&G의 인도네시아 신공장은 총면적 19만㎡ 규모로, 완공되면 내년 2월에는 해당국 정부 점검 및 서류 절차 등을 마쳐 본격 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KT&G는 러시아,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등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과 초슬림 담배 '에쎄(ESSE)' 유통망을 확대한 바 있다. 비(非)연소형 제품군과 일회용 제품 라인업도 확충해 글로벌 담배 소비 패턴 변화에 부응하는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KT&G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 성장 전략을 통해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2026년 EBITDA는 1조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주 친화 정책으로 시장 호평을 얻고 있다. 2025년 주당 배당금을 최소 6000원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전년 대비 600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2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도 갖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EO Investor Day에서 언급된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호평하고 "2025년 주당배당금 또한 최소 6000원으로 상향 예정인 만큼 주주환원 측면에서 투자의 매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회사 ASF를 인수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니코틴 파우치 카테고리 진입 기반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도 확보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노크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목표주가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키움증권과 DS투자증권 등은 18만원, 삼성증권과 교보증권 등은 17만원의 목표주가를 내고 있다. 참고로 13일 종가는 14만700원이다.
![KT&G 주가 흐름표. 백복인 전 사장에서 방경만 현 사장 시대로 이전한 와중의 상승 흐름이 확연하다. [도표=네이버 증권]](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7882_276741_3712.jpg)
◆ 글로벌 전문가의 사장 부임, 튀르키예 등 신흥국에서 집중 성과
2024년은 방경만 현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해였다. 한국외국어대 학부(경제학)와 미국 뉴햄프셔대 MBA 과정을 마쳤고 비서실장, 브랜드실장 등을 역임하고 글로벌본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어 사내 정무 이슈에 대한 감각은 물론 글로벌 시장 대응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자타공인 '국제통'인 그는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지향 전략기조를 밀고 나가자는 뜻을 임직원들에게 강하게 주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어젠다에 그칠 수 있는 부임 제일성'은 취임 첫해부터 숫자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KT&G는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는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려 4년 만에 빚어진 성과였다(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9088억원, 영업이익 1조1888억원 기록. 2023년보다 매출은 0.79%, 영업이익은 1.84% 상승). 이런 2024년 성적표는 특히 해외사업 부문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데 크게 힘입은 것으로, 궐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해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2024년에 해외에서 2조731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이는 2023년보다 15.4% 증가)가 나왔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전임자 기저효과, 즉 백복인 전 사장이 닦아놓은 결과물이 뒤에 터진 것 내지는 앞 시대에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기반을 닦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더 부각돼 나오는 것이라는 일각의 해석도 있다. 하지만 백복인 효과 즉 백 전 사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설파해왔던 노력을 감안해도 방경만 효과 자체는 상당히 놀랍다는 것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홍콩 시장에서 판매 중인 KT&G 제품. 국내 시장 석권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개척으로 차세대 먹거리를 창조하려는 방경만號의 노력이 인도네시아 공장과 몽골 신제품 시험 등 다양한 소식을 몰고 들어오는 상황이다. [사진=파이낸셜포스트 사진DB]](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11/237882_276739_527.jpg)
◆ 새 은행장 들어올 IBK기업은행 및 상법 개정 시대 신난 행동주의 펀드 '숙제'
다만 방 사장 앞에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첫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일명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이 악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KT&G도 이 이슈를 잘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근래 LG화학에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하라는 압박이 제기돼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에 대해서는 중복상장에 따른 할인이 불가피한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권고안을 제시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비집기 들어오기 공격의 유효성을 인정했다. 실제로 이 같은 행동주의 펀드의 LG화학 압박 레터가 공개되자 해당사 주가는 10% 이상 뛰었다. 다른 주주들이 환호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최 연구원은 "중장기적 주주가치 강화 정책 기조 관점에서 이번 (LG화학) 사례와 같은 주주들의 자산 효율성 제고 요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T&G도 작은 지분으로 편지풍파를 일으키는 게 장기인 행동주의 펀드와의 대결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이른바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이슈에 시달린 실제 경험도 있어서다.
KT&G는 백 전 사장 시절 이런 공격을 받아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사주를 무상 양도하거나 저가로 넘기는 방식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가 대단히 매서웠던 것. 다만 현재 FCP의 단독 지분만으로는 주주제안 등 실효성 있는 공격을 바로 할 수는 없고, 지난해부터 활약해 온 방 사장은 위에서 설명한 각종 주주 챙기기 전략을 통해 주주 친화성을 높이고 있다. 일단 향후 매집을 통해 다른 상당 지분의 행동주의 펀드가 들어오는 등의 문제를 주시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상법 개정안 이슈 외에 또다른 관건은 주식을 갖고 있는 IBK기업은행과의 관계 설정이다. 과거 기업은행은 KT&G와 관계가 그다지 원만하지 못했다. 2017년 백 전 사장의 신임 대표 선출안에 기업은행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 게 좋은 예다. 방 사장 시절 들어 다소 개선됐다는 평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올 8월에 최대주주 자리를 국민연금에 넘기긴 했어도 아직 KT&G와의 연결고리가 막강하다. 현임 김성태 기업은행장 임기 만료가 가까운데, 그는 실적과 내부관리 면에서 대과없이 중기진흥의 막중한 소임을 잘 소화했지만 관례상 연임 불가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내부가 아니라 관료 출신이나 정치인이 낙하산으로 올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는 가운데, 새로운 기업은행 사령탑과 KT&G 상층부가 서로 신임을 두터이 해나가는 모습도 앞으로의 KT&G 주가 관측에서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