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열린 투자 서밋 기회에 신정부 경제 기조 적극 어필
상법 개정 등 여러 이슈 관련 솔직담백하게 설명 나서
韓 매력 띄우며 외국인 투자 유치...'경제 대통령' 데뷔 무대

[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열고 한국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는 해외 금융인들을 대상으로 정부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한국 투자를 요청하는 자리라는 의미가 있다. 바꿔 말하면, 이 대통령이 내란 종식 등 국내 현안을 넘어 글로벌 무대, 특히 경제 안건에 장악력을 과시하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번에 투자 이슈를 직접 챙기며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했다.

그는 활달한 제스처로 거물 금융인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도중에 "모건스탠리 혹시 오셨습니까"라며 헨리 페르난데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을 거명했다. 이어 페르난데스 회장을 발견하고는 "오늘 특별히 뵙고 싶었는데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매우 아쉬운 것은 아직 MSCI 지수에 대한민국이 편입되지 못한 것"이라며 '민원 제기'를 하기도 했다. 투자 결정에 참고하는 벤치마크 지수다. 한국거래소는 종종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불발된 바 있다.

그는 "MSCI에 편입되지 않은 것은 우리의 준비 정도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제일 핵심은 역시 역외 환거래 시장 문제라고 들었다"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외국환 거래 시간의 제한 해제를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 대신 한국 주식으로 방향을 전환해 달라는 요청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행사장의 월스트리트 금융인들에게 "대한민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분들 계시던데, 부동산보다는 주식으로 방향을 바꾸시는 게 어떻겠느냐"라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것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한국의 미래 성장 먹거리를 개발하기 위한 구상으로 '생산적 금융'을 제시한 바 있고 금융위원회 등 당국이 이 아이디어를 적극 띄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부동산 투자 비중이 너무 높다. 거의 80% 가까이다. 그래서 국가정책으로 금융자산시장으로 국민들이 투자 방향을 바꾸도록 세제·금융정책 등을 대대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투자를 끌어들이기에는 껄끄러운 주제도 허심탄회하게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3차 개정은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을 골자로 하는데, 기업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논의라며 난색을 표한다. 아울러 반기업적 정서가 배경에 있다며 우려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 불안 심리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국내 반발과 함께 해외 투자자들도 이런 개정 추진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두 번에 걸쳐 상법 개정을 했는데, 기업의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를 아주 합리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으로 바꿀 것"이라며 세 번째 상법 개정의 근본 틀을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이 갈 확고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았던 측면이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데 약간의 장애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회고하고 "이게 다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들도 이 점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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