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진 박사 "건강한 일반인도 뇌 칩 이식 고민할 시대 임박"
전신마비 환자, 생각만으로 컴퓨터 조작... "일주일 100시간 사용"
"뇌 신호가 척수보다 10배 빠르다"... 초인적 능력 현실화 전망

15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겸 융합인재학부 학부장과 함께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15일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학과장 겸 융합인재학부 학부장과 함께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일론 머스크와 함께 뉴럴링크를 창업한 서동진 박사가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3~4년 내 건강한 일반인도 뇌 칩 이식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현학술원, 한국고등교육재단, 크래프톤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서 박사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현황과 미래를 제시했다.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최신 임상 사례를 소개했다. 20개월 전 뉴럴링크 칩을 이식받은 전신마비 환자 놀란드는 현재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있다. 놀란드는 "이 문장을 직접 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서 박사에 따르면 임상 참여자들은 하루 평균 7시간 40분, 일부는 주당 100시간 이상 이 장치를 사용한다.

뉴럴링크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X를 통해 전 세계 12명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으며 누적 사용 일수 2000일, 총 사용 시간 1만5000시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BCI 기술이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환자들의 일상에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럴링크의 핵심 기술은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 수준인 '전극 실'이다. 뇌 운동피질에 삽입된 전극이 뉴런 신호를 포착하고, 이를 무선으로 전송해 알고리즘이 해석한다. 서 박사는 이 과정을 "뇌 속에 마이크를 설치해 뉴런의 대화를 듣는 것"에 비유했다.

회사는 내달부터 언어 장애 환자의 음성 복원 임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울러 '블라인드사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 장애인의 시력 복원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시신경 손상으로 기존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시각 피질을 직접 자극해 시각 인지를 복원하는 연구다.

서 박사는 "최종 목표는 전체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전뇌 인터페이스'"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의료적 치료를 넘어 학습과 기억 능력 증강, AI와의 직접 소통 등으로 기술이 확장될 거라고 서 박사는 기대했다.

15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15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크래프톤 공동 주최 특별 강연에서 서동진 뉴럴링크 공동 창업자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제공]

정재승 KAIST 교수와의 대담에서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신호 전송 속도가 척수를 거쳐 근육을 움직이는 것보다 10배 이상 빠르다"며 초인적 능력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일부 사용자들은 일반인보다 빠른 반응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박사는 "3~4년 내 건강한 일반인도 뇌 인터페이스 이식을 선택하는 전환점이 올 것"이라며 "뇌-기계 연결은 학습·기억 증강, 시각 복원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런 전망이 실현되기까지는 기술적 안정성 확보와 윤리적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서 박사는 2016년 뉴럴링크 창업 당시를 회상하며 "BCI 연구는 학계에서 가능성이 입증됐지만 산업적 추진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의 경영 철학에 대해 "미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시급성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뉴럴링크의 기업 문화에 대해서는 "아이디어의 출처는 중요하지 않다. 인턴이 제안한 것이라도 좋으면 채택된다"며 능력 중심의 조직 운영을 설명했다. 서 박사는 "낮은 에고와 높은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며 "아이폰이 인류의 삶을 바꿨듯, 차세대 아이폰은 BCI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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