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티투PE·유안타인베 컨소시엄 우협 선정
애경산업 지분 약 63% 인수가 4000억원 후반대 추정
![애경산업 본사. [애경산업제공]](https://cdn.financialpost.co.kr/news/photo/202509/232663_240685_2129.jpg)
태광그룹이 애경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 인수에 나선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애경산업은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출발한 애경그룹의 모태기업이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인수하는 가격은 4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선제적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가 높아지자 비주력 자산인 골프장 중부CC를 정리하고,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까지 매각하기로 나선 것이다. 폴캐피탈코리아,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경쟁을 벌인 태광 컨소시엄은 가장 높은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애경그룹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분류되는 애경산업 등을 매각해 부채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순차입 부채(연결 기준)는 지난해 말 기준 2조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에서 작년 328.7%로 뛰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로 ‘K뷰티’ 등으로 유망해지고 있는 화장품 분야를 새로운 주력 사업 중 하나로 키우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 컨소시엄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의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그림이다. ‘K뷰티’의 선풍적 인기를 등에 업고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태광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임용 회장이 1973년 흥국생명 인수에 이어 고려저축은행, 태양생명 등을 사들이며 금융업을 중요한 성장축으로 키웠다.
이호진 전 회장도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를 인수하며 금융계열사를 더욱 힘을 줬다. 2003년부터는 한빛방송 등 20여 곳의 유선방송사업자(SO)를 차례로 인수하며 케이블 방송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을 마지막으로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태광그룹의 M&A는 전면 중단됐다.
또다시 횡령·배임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며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제동이 걸린 것이다.
올 들어 태광그룹은 M&A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전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M&A 행보는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